동학개미 투자 열풍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금융투자업계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현재 대내외 증시 불황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차갑게 식히고 있다. 증권가에 불어 닥친 후폭풍은 상당하다. 본지는 국내 15개 증권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유안타증권은 궈밍쩡 사장 단독 체제 3년차를 맞아 하반기 증시 불황과 리스크 극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는 IB(기업금융)와 부동산 부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대형 IPO(기업공개) 딜 추가 확보 등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궈밍쩡 사장을 중심으로 활로 모색이 한창이다.
대만 출신인 궈밍쩡 사장은 지난 2011년 그랜드아시아에셋매니지먼트 사장을 시작으로 이후 유안타아시아인베스트먼트 사장, 유안타파이낸셜 홀딩스 기업금융담당 전무, 유안타그룹 수석 부사장직을 지냈다.
유안타금융그룹은 지난 2019년 서명석·황웨이청 공동대표 체제에서 황웨이청 대표의 후임으로 궈밍쩡 대표를 한국으로 발령하며 서명석·궈밍쩡 체제로 변화를 꾀했지만 유안타증권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1.9%, 22.7% 줄었다. 이후 그룹은 2020년 서 대표가 물러나면서 궈밍쩡 사장을 단독 대표로 내세우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유안타증권은 궈밍쩡 단독 대표 첫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72.4%, 29.7% 늘어난 1226억원, 1050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영업이익 3214억원(전년 대비 162.1%↑), 순이익 1506억원(전년 대비 43.4%↑)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궈밍쩡 사장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의 지속적인 역량 강화를 꾀했으며, 공모주펀드와 비상장주식 관련 상품 등 경쟁력 있는 국내외 상품 발굴, 공급 등을 통해 WM(자산관리) 부문의 양적, 질적 개선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 IB와 부동산금융 등에서 안정화를 도모했다”고 덧붙였다.
궈밍쩡 사장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5년까지 유안타증권을 이끌게 됐다.
◇증권사 하반기 한파 예상…IB·PF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유안타증권은 올해 하반기 불확실성이 예견된 만큼 상반기부터 리스크 극복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섰다.
궈밍쩡 사장은 주식위탁영업 차별화를 위해 PMA(PB Management Account) 라인업 강화를 주문했다.
유안타증권은 주식운용에 특화된 역량 있는 PB가 직접 운용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PMA 라인업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달 누적 판매금액 약 211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 신설한 컨설팅팀(자산컨설팅팀, 투자컨설팅팀)의 지원을 바탕으로 법인 이용자 유입과 활성화에 힘쓴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 해외주식 투자 서비스 확대를 위해 △미국 주식 실시간 시세 무료 제공 △미국 프리마켓 및 시간외 거래 시간을 확대했다. 여기에 대만 주식의 △데이트레이딩 △단주매매 △대만 달러 즉시 환전 서비스 등을 도입해 대만 주식 거래 편의성도 강화했다.
궈밍쩡 사장은 ‘티레이더 5.0’의 혁신도 이끌었다. 유안타증권은 자사 이용자들에게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엄선된 정보성 데이터와 투자 정보 등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상속 △증여 △주요 주주의 지분 담보 △대출 데이터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유안타증권은 특히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이용자의 △종목 보유 기간 △거래 빈도 등을 기반으로 거래 패턴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 종목 추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올해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증권사들이 혹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유안타증권도 한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2분기 실적 발표가 이뤄진 일부 비은행계열 증권사를 제외하면 은행·비은행 증권사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0% 이상 급감했다. 유안타증권은 16일 실적을 발표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조를 유지하는 IB 부문과 부동산 규제에 따른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선별적인 PF 대출 참여를 통해 꾸준히 실적을 시현하는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리스크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꾸준한 성장을 거듭한 기업금융본부 네트워크를 통해 딜 소싱 경쟁력을 키워 중대형 IPO 딜 추가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주선 영업도 강화해 개발사업 초기부터 본 PF 대출까지 전 영역에 걸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금융당국 금품수수 제재…이미지 쇄신 필요
유안타증권은 하반기 리스크 극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제재는 뼈아프다.
유안타증권은 직원들이 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한 대가로 해외 연수에 필요한 비용을 받았다는 정황이 적발됐다. 앞서 해당 직원들은 지난 2016년 펀드를 판매하면서 2017년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5월31일 정례회의를 열고 유안타증권에 대해 ‘특정 금융투자상품 투자 권유 관련 재산적 이익 수령’을 이유로 과태료 3000만원 부과를 의결했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자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를 권유한 대가로 해당 상품의 이해관계자로부터 재산적 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
하지만 유안타증권은 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하면서 회사 직원의 해외 연수 명목으로 △국제 항공권 비용 △호텔 숙박비 △식비 △골프 및 투어 경비 △기념품 등을 받았다.
궈밍쩡 대표는 일련의 사건·사고 등으로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 쇄신도 직접 챙겨야 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판매한 디스커버리 펀드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전신인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가 판매한 것으로 환매 중단 등의 문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