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수신금리 0.6~0.9%p↑…기본 금리 3% 시대 진입
연 3~5%대의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자 시중은행은 발 빠르게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기에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발맞춘 결과, 일반 수신 상품들도 기본 금리가 연 3%에 근접한 모습이다.
이전까지는 높은 이율을 주는 상품의 경우, 납입 한도가 낮고 우대금리 요건이 까다로워 실제 받는 이자는 별로 안 되는 ‘미끼상품’이 대부분이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이날부터 적금 22종, 예금 8종 등 예·적금 총 30종의 기본금리를 최대 0.9%p 인상했다. 상품별 가입 기간에 따라 적립식 예금금리는 0.25~0.8%p, 거치식 예금 금리는 0.5~0.9%p 각각 올렸다.
우리은행도 21개의 정기예금과 25개의 적금 금리를 최대 0.8%p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 8일 선제적으로 수신금리를 최대 0.7%p 높였으며, 이번 빅스텝으로 일부 수신 상품에 한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6%p 높일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음 주 중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수신금리가 높아지면서 연 3% 이상의 높은 이자를 주는 상품도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 ‘내집마련 더블업 적금’ 금리는 0.25%p 올라 1년 만기 상품 최고금리가 연 5.0%에서 5.5%로 올랐다.
월복리 적금 상품인 ‘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과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연금하나 월복리 적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3.2%에서 최고 3.7%, 3년 만기 기준 3.5%에서 최고 4.0%로 각각 0.5%p 인상됐다.
우리은행은 ‘우리 첫거래우대 예금’ 금리를 최고 연 3.1%에서 3.6%로 0.5%p 인상했다. 또 ‘우리 SUPER주거래 적금’은 최고 연 3.65%에서 4.15%로,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2.9%에서 3.7%로 높였다.
은행의 예·적금 이자가 두둑해지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을 매도해 예·적금에 넣는 ‘역 머니무브’는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은이 이달 공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5월 시중 통화량은 광의통화(M2) 기준 3696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9조8000억원(0.8%) 늘었다. 상승분 중 정기 예·적금이 21조원, 요구불 예금은 7조4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전과는 다르게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적금 금리에 신속하게 반영되는 추세”라며 “연내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한 만큼 수신금리도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은 크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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