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중국 ‘결핵백신’ 사업의 본거지가 될 생산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허인철 부회장 주도의 바이오 신사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
오리온그룹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는 중국 내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기술개발유한공사(산둥루캉하오리요우)’와 백신기업 ‘큐라티스’가 공동 추진하는 결핵백신 개발과 관련해 산둥성 지닝시와 ‘중국 백신 개발사업 지원·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12일 열린 체결식에는 백용운 산둥루캉하오리요우 대표, 펑신 루캉의약 동사장, 장둥 지닝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오리온은 이번 계약으로 지닝시 고신구에 위치한 바이오 산업단지 내 4만9600제곱미터(㎡, 1만5000평) 규모의 백신 생산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2024년까지 900억원을 투자해 이 곳에서 최첨단 백신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오리온은 “백신공장 설계에 착수했으며 공장이 완공되면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앞서 지난 2월 중국 합자법인을 통해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공장 조성을 포함한 총 투자 규모는 2000억원대다.
오리온의 결핵백신 개발은 미래 먹거리로 삼은 바이오 사업과 연관이 깊다. 오리온은 본업인 제과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바이오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지난해부터 관련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오리온의 바이오 사업은 허인철 부회장이 주도한다. 허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결핵백신) 임상·인허가와 같은 후속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고 신규 유망기술을 지속 발굴해 바이오를 오리온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2018년 기준)는 약 160조원으로 23조원 수준인 한국보다 7배가량 크다. 특히 중국 내 잠재 결핵보균자는 약 3억5000만명에 달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 영유아 대상 백신은 상용화됐지만 성인용 결핵백신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는 결핵을 중점관리 전염성 질병으로 지정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관심이 크다. 공장부지 확보와 인허가 지원을 약속한 산둥성 정부는 올 초 결핵백신 개발 사업을 ‘중점 프로젝트’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중국 산둥성, 지닝시와 파트너십 구축으로 결핵백신 개발 사업에 한층 힘을 얻게 됐다”며 “향후 합성의약품·바이오의약품 등 유망기술을 발굴해 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분야를 다각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