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경영환경 점검에 나선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에 회의를 연 1회로 줄이기도 했지만 최근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후 연말에만 한 차례 열었던 ‘글로벌 전략회의’의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준비 중이며 확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국내외 임원급들이 모여 업황을 점검하고 새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2019년까진 상·하반기 2회 열었지만 2020년부터 하반기만 개최했다. 지난해엔 연말 한 차례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주재 하에 회의를 진행했다.
삼성전자가 6개월 만에 다시 회의개최를 검토하는 건 올해 들어 경영환경이 급변한 탓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장기화, 원자재·물류비 급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며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한국은 미국이 중국에 맞서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동참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 과정에서 5년간 총 450조원(국내 360조원)의 투자계획을 공개했고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계획에 선봉장으로 주목받았다.
SK그룹도 내달 말 확대경영회의를 열 예정이다.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6월 최태원 회장을 주축으로 SK수펙스추구협의회 구성원과 그룹 계열사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해 비전과 경영현황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현재 구체적인 일정과 개최방식은 확정되진 않았지만 올해도 열릴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오는 7월 해외법인장 회의를 갖고 국내외 시장 전략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해외법인장 회의는 매년 상·하반기 각 사 최고경영자(CEO) 주재로 권역본부장들과 판매, 생산 법인장들이 참석한다.
LG그룹은 삼성전자처럼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3년 만에 부활시켰다. LG는 30일 LG전자 HE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전략보고회’에 돌입했다. 앞서 LG는 2019년까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보고회를 개최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인 2020년부턴 하반기 한 차례만 가졌다. 올 상반기 LG전자의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원자재값과 물류비 증가 탓에 수익성은 급감했다.
이번 전략보고회는 구광모 LG 회장이 주재한다. 구 회장은 계열사 대표들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보고받고 그룹 차원의 미래를 준비할 예정이다. 또 LG의 최첨단 고부가 제품 생산·연구개발 핵심기지로 한국의 위상이 지속돼야 한다는 데 그룹 내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LG는 이달 초 각 계열사로부터 앞으로 5년 투자·채용계획을 집계한 결과 106조원 투자와 5만명 직접 채용계획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