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등 대외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국내 기업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서울 서초구 코트라에서 ‘긴급 수출입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각 사태별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했다.

이날 회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도시 봉쇄,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로 인한 국내 수출입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는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우즈베키스탄 상무관과 코트라 무역관장 등이 참석했다.

각국 상무관과 코트라 무역관장은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의 최근 현지 동향과 한국 수출입에 미치는 리스크 요인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수출입에 더욱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립국가연합(CIS) 등 주변국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 파급 효과가 한국까지 미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중 상당 부분을 러시아 이주 노동자의 송금액이 차지하는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러시아 경기가 침체되거나 국가 간 송금이 제한되면 우즈베키스탄 경제 전반이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한국의 지난달 1∼25일 대(對)러시아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자동차가 97.3% 감소했으며 자동차 부품, 철강이 각각 87.4%, 89.2% 줄었다.

중국 최대 물류 중심지인 상하이의 지역 봉쇄가 한 달 이상 지속돼 봉쇄 조치가 베이징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은 3.4% 감소했다.

중국의 노동절 연휴 이후 코로나가 확산돼 도시봉쇄가 북경 등 주요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중국 경제와 물류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한국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업계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인도네시아 팜유 수입량은 연간 34만톤(t) 수준이다. 이중 약 20만t을 식품용으로 사용한다. 단기적으로는 식품업계에서 2∼4개월분의 재고를 보유해 식품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팜유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수급 불안이 우려된다.

더불어 팜유는 화장품, 세제, 바이오디젤 등 분야에서 사용돼 파급효과가 다른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국내수급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미얀마 정부는 국제사회 제재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통화가치가 하락하자 지난 3월 초 모든 외화 계좌에 대해 현지화 환전을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후 미얀마 은행이 외화거래를 중단해 제조업은 원자재 수입대금 지급 등이 어려워졌다. 또 소비재 수입 업체는 미얀마 현지 판매가 어려워지는 등 수출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세계 각국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불안, 국제금리 상승, 개도국 경제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출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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