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신세계푸드 사업다각화, 롯데칠성 ESG경영 속도
식품업계 주주총회가 이번 주 본격화되는 가운데 핵심 키워드는 ‘새 얼굴’과 ‘사업 확장’,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 압축할 수 있다.
농심과 오리온은 새로운 대표 체제로 재도약을 노리고, SPC삼립과 신세계푸드는 새로운 먹거리로 경쟁력 제고를 꾀한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매일유업은 주총 의안에 ESG위원회를 두는 정관변경안을 올리며 ESG 경영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롯데 계열의 식음료 기업들을 시작으로 식품업계 주주총회(주총)는 이번 주부터 집중된다. 올해 식품업계 주총 주요 안건은 크게 △사내이사 신규 선임 △사업 다각화 △ESG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은 25일 주총에서 이병학(63)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 대표는 1985년 농심에 입사한 이래 현장 위주로 근무한 생산 전문가다. 특히 농심 공장 자동화와 최첨단 생산공정 도입에 큰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박준 부회장과 ‘투톱’ 체제가 된다.
제과업계 1위 오리온도 24일 주총을 통해 이승준 한국법인 사장(62)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1989년 오리온에 입사한 후 글로벌연구소장 등을 맡았던 이 대표는 꼬북칩·닥터유 단백질바를 비롯한 히트상품을 잇달아 탄생시키며 식품 개발의 ‘미다스의 손’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농심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이상 줄었고, 오리온도 수익성 정체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곡물가 상승 등 대외 악재도 크다. 새로운 대표 체제에서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23일 김정수 부회장과 함께 경영을 이끌 ‘재무통’ 장재성 부사장(52)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외환은행·KEB하나은행·IBK투자증권 등을 거친 장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전략운영본부장으로 영입됐다.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은 25일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수출입업 △사료 제조·판매·유통·수출입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각각 건기식, 반려동물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이들 산업은 최근 들어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다.
신세계푸드는 28일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콘텐츠 제작 유통·판매업, 캐릭터 상품 제조 판매업·제3자 라이선싱 부여를 추가할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그룹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을 본뜬 ‘제이릴라’ 캐릭터를 앞세운 베이커리숍을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캐릭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식품·외식사업 확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외에 CJ프레시웨이(28일)는 계약배달 판매업, 사조대림(24일)의 경우 주류판매업, 매일유업(25일)은 경영컨설팅업, 해태제과식품(30일)은 폐기물처리업과 태양광발전사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롯데푸드(이하 23일), 매일유업 등은 ESG위원회를 두는 정관 변경안을 주총 의안으로 올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전 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는 2020년 기준 40조5000억달러(4경5765조원)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MZ세대를 포함한 많은 소비자들이 기업 가치를 따질 때 재무성과뿐만 아니라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경영 투명성 등 비재무적인 요소에도 큰 관심을 가지는 추세다. 기업 경영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이사회 내 관련 위원회를 둬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