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광화문에 힙한 K-패션 다 모였다…1년 맞은 '한 컬렉션'
[르포] 광화문에 힙한 K-패션 다 모였다…1년 맞은 '한 컬렉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12.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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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개발, 서울·제주 운영…글로벌 패션시장 이끌 디자이너 '인큐베이터'
MZ세대 취향저격 '패션 놀이터'…오피스룩·스트리트·골프웨어 콘텐츠 풍성
한 컬렉션 광화문빌딩점 내부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한 컬렉션 광화문빌딩점 내부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지난달 30일 방문한 롯데관광개발의 K-패션 전문 대형 쇼핑몰 ‘한 컬렉션(HAN Collection)’ 광화문빌딩점은 다양한 볼거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약 1100평 규모로 백화점 평균 한 개 층과 맞먹는다. 한 컬렉션 제주점은 1200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관광개발은 서울 광화문과 제주에 한 컬렉션을 오픈한지 1년 남짓 됐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한국의 개성 넘치고 힙(Hip)한 디자이너 200여명의 패션 아이템을 한 자리에서 경험하고 유망 브랜드에겐 다양한 홍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광화문빌딩점은 광화문역 6번 출구 앞 동화면세점이 있는 건물 1층부터 지하 1층까지 2개층을 사용하고 있다. 

◇백화점 1개 층 규모…BTS·블랙핑크 패션 아이템 경험

한 컬렉션은 오는 18일 오픈 1주년을 맞는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12월 광화문빌딩점과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 두 곳에 한 컬렉션을 동시 오픈하면서 K-패션 디자이너를 위한 전용 대형 쇼핑몰을 강조했다. 2000년 초반까지 동대문 두타와 밀리오레가 디자이너들의 성지로서 K-패션이 탄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면, 한 컬렉션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갈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홍보하는 인큐베이터를 지향한다. 

또 광화문빌딩점은 광화문 한복판이란 지리적 이점을 앞세워 관광객과 오피스족 등 남녀노소 누구나 한국의 힙한 패션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K-패션 콘텐츠 허브 역할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한 컬렉션 광화문점은 동화면세점이 위치한 건물 1층과 지하 1층에 자리 잡았다. [사진=롯데관광개발]
한 컬렉션 광화문점은 동화면세점이 위치한 건물 1층과 지하 1층에 자리 잡았다. [사진=롯데관광개발]
한 컬렉션 광화문빌딩점 1층의 잡화 코너. [사진=박성은 기자]
한 컬렉션 광화문빌딩점 1층의 잡화 코너. [사진=박성은 기자]
한 컬렉션에 입점한 유명 디자이너 송자인의 '재인 송'을 비롯한 다양한 여성 의류들. [사진=박성은 기자]
한 컬렉션에 입점한 유명 디자이너 송자인의 '재인 송'을 비롯한 다양한 여성 의류들.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한 컬렉션은 누구나 개성 넘치는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직접 입어보는 ‘패션 놀이터’로 기획됐다”며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와 같은 케이팝(K-Pop) 스타들이 뮤직비디오나 시상식에서 입었던 패션 아이템을 직접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범석·송자인·계한희부터 1020 ‘최애’ 널디 입점 

광화문 한 컬렉션 매장 1층에 들어서니 아이유·한소희 등이 착용해 화제가 됐던 ‘플레이노모어’ 미니백을 비롯해 ‘파인드카푸어’, ‘코이무이’ 등 2030 여성에게 인기 있는 잡화 브랜드들이 눈에 띄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감독이자 유명 디자이너인 송자인의 ‘제인 송’ 최신 시즌 의류와 1020세대에게 대세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널디’의 겨울 패딩·후디도 진열됐다. 

MZ세대에게 핫(Hot)한 ‘클랭클랑’과 ‘제이미 웨스트’ 등 골프의류 브랜드들도 반가웠다. 골프에 입문한지 한 달이 막 지난 ‘골린이(골프와 어린이, 골프 초보)’로서 평범한 기성 골프 의류보단 색다른 브랜드를 찾고 있었는데 젊은 골린이 취향엔 제격이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올 9월 광화문점과 제주점 동시에 젊은 골퍼들에게 관심 받고 있는 국내 신진 골프웨어 브랜드 6개를 한데 선보인 ‘드림 골프’를 론칭 후 해당 카테고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견인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지하 1층에도 남녀노소 오피스룩에 어울리는 모던한 스타일부터 캐주얼, 애슬레저, 스트리트까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접할 수 있다. 아이웨어와 구슈즈, 가방 등 개성이 톡톡 튀는 패션잡화도 무척 다양했다. 

한 컬렉션은 K-패션 놀이터란 콘셉트답게 입점한 디자이너 면면이 화려하다.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뉴욕컬렉션의 국내 최다 참가(16회)로 유명한 최범석의 ‘제너럴아이디어’와 BTS의 그래미 어워드 시상식 의상을 제작한 백지훈의 ‘제이백구틔르’, 블랙핑크와 레드벨벳 무대의상을 디자인한 윤춘호의 ‘와이씨에이치(YCH)’가 있다. 

1020세대에게 대세인 의류 브랜드 '널디' 코너. [사진=박성은 기자]
1020세대에게 대세인 의류 브랜드 '널디' 코너. [사진=박성은 기자]
MZ세대에게 선호도가 높은 골프웨어 브랜드 '클랭클랑' [사진=박성은 기자]
MZ세대에게 선호도가 높은 골프웨어 브랜드 '클랭클랑' [사진=박성은 기자]
한 컬렉션 광화문빌딩점 지하 1층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한 컬렉션 광화문빌딩점 지하 1층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또 패리스 힐튼·비욘세가 반한 박윤희의 ‘그리디어스’, CNN이 꼽은 한국의 10대 디자이너 임선옥의 ‘파츠파츠’, 세계 3대 패션스쿨인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최연소 입학한 계한희의 ‘아이아이’ 등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주목 받는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접할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브랜드는 최범석의 제너럴아이디어”라며 “박윤희의 그리디어스 겨울코트는 고가에도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지난 10월 열린 22SS 서울패션위크에 한 컬렉션 입점 14개 브랜드 참가를 기념한 행사를 진행했는데 관련 매출이 전월보다 66%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디자이너는 디자인·생산만…제반비용 모두 지원

한 컬렉션을 둘러보며 인상적인 점은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패션 아이템들이 많다는 것이다. 요즘 트렌드에 착용감까지 편한 남성구두는 일반 기성화보다 평균 30%가량 저렴했다. 오피스룩에 알맞은 남성 셔츠와 커플템으로 좋은 맨투맨 티셔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꽤 좋아 보였다. 

매장 직원들의 친절한 매너도 기억에 남는다. 한 컬렉션 소속인 이들은 궁금한 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고 TPO(시간·장소·목적)에 맞는 코디법도 알려줬다. 고객과 소통하면서 선택을 도와주려는 느낌을 받았다. 

한 컬렉션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활동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이끌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게 최대 목표다. 매장 직원 인건비와 인테리어·물류비를 포함한 여러 제반비용은 한 컬렉션이 부담한다. 디자이너들이 오로지 디자인과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신진 디자이너·브랜드 홍보를 위한 라이브 방송과 영상 제작, 컬래버레이션 아이템 출시 등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한 컬렉션엔 가성비 높은 패션잡화 아이템들도 많다. [사진=박성은 기자]
한 컬렉션엔 가성비 높은 패션잡화 아이템들도 많다. [사진=박성은 기자]
한 컬렉션인 1020세대가 좋아할만한 패션 감성 아이템들도 다양하게 입점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한 컬렉션인 1020세대가 좋아할만한 패션 감성 아이템들도 다양하게 입점했다.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패션업계 어려움이 큰 가운데 내년부터 경기가 회복 추세를 보이고 하늘 길이 열린다면 한 컬렉션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근의 경복궁·청계천과 같은 관광자원과 밀집한 대형 오피스빌딩, 편리한 교통 인프라를 갖춰 패션 ‘인싸(인사이더)’는 물론 국내외 많은 소비자와 관광객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트렌디한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적극 발굴해 K-패션 놀이터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