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 3세시대④] 현대그룹, 현정은 자녀들…'원조 현대' 재건, 2023년 초점
[범현대가 3세시대④] 현대그룹, 현정은 자녀들…'원조 현대' 재건, 2023년 초점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1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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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충주시대 열고, 정몽헌 회장 20주기 맞춰 3세 전면등장 관측
재도약 선봉장 현대무벡스에 장‧차녀 포진…장남은 미래투자 역할

전무 직급만 10년 장녀 정지이, 부사장 '촉각'…어머니 그림자 수행
정영이‧정영선, 아직 존재감 드러내지 않아…내년 중대한 기로 예상

정상영 KCC명예회장이 올해 별세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범현대家 1세대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사실상 장남 역할을 하며 현대그룹 적통을 이어온 2세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도 은퇴했다. 1세대 ‘영’자 돌림 형제들에 이은 ‘몽’자 돌림의 2세대들도 대부분 물러나고 있다. 대신 정의선, 정지선, 정기선 등 ‘선’을 중심으로 한 3세대들이 그 자리를 꿰찼다. <신아일보>는 ‘범현대가 3세시대’ 코너를 마련, 그들이 이끄는 그룹의 향방을 짚어보기로 했다. 이번 시간은 정주영 회장의 5남 고 정몽헌 회장 부인 현정은 회장 자녀들 얘기다./ <편집자 주>

현대그룹 투톱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변화와 현대무벡스 실적변화.[그래픽=정지윤 기자]
현대그룹 투톱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변화와 현대무벡스 실적변화.[그래픽=정지윤 기자]

현대그룹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직계 가족 중 거의 유일하게 3세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원조’ 현대 재건이 우선이기 때문에 후계구도를 그릴 시간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0년가량 나홀로 현대그룹을 이끌어온 현정은 회장이 최근 재도약에 시동을 건 만큼 향후 재건의 중축은 현대그룹 3세들이 될 전망이다. 시기는 아버지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가 될 2023년에 모아진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빠르면 내년 3월 늦어도 내년 하반기엔 새로운 충주시대를 연다.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본사가 충주로 옮겨간다. 현정은 회장은 이곳에 혁신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와 R&D(연구개발) 센터를 설립, 그룹의 중추적인 곳으로 만들 전망이다.

따라서 2022년 충주 신공장이 모습을 드러내고 현대엘리베이터와 투톱기업으로 성장시킬 현대무벡스가 성과를 올린다면 2023년 현대그룹 재건 공식 선포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현대그룹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기업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둘째)과의 ‘왕자의 난’에 이어 5남 정몽헌 회장이 사망하면서 현대그룹 외형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이후 정몽헌 회장 부인 현정은 회장이 경영갈등과 경영난을 이겨내며 그룹을 일으킨 만큼 이제 3세들이 전면에 나서 어머니의 재건을 도울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년 충주에 새롭게 자리를 잡으면 2023년 정몽헌 회장 20주기에 맞춰 현대그룹 재건 선언과 함께 3세들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과 어머니를 보좌하고 있는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 모습.[사진=연합DB]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과 어머니를 보좌하고 있는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왼쪽) 모습.[사진=연합DB]

따라서 현대그룹은 내년(2022년) 가장 중차대한 기로에 선다. 이에 맞춰 현정은 회장도 IT‧물류 중심 계열사 현대무벡스를 그룹 제2 성장동력으로 꼽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현대무벡스에는 현정은 회장 자녀 1남 2녀 중 장녀와 차녀가 근무 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장녀 정지이 전무는 아버지 타계 후 현재까지 어머니를 그림자 수행하며 바로 옆에서 밀착 보좌했다.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사진=현대그룹]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사진=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현대그룹]

현재로써는 3세 중 정 전무가 가장 앞선다. 정 전무는 2004년 바로 현대그룹에 들어와 어머니를 도왔고 범현대가와의 경영갈등, 현대상선 경영난을 함께 경험하고 이겨낸 만큼 경영노하우까지 장착했다. 여기에 현대무벡스 전신인 현대유엔아이에서도 근무하며 약 15년간 이곳에 몸을 담았다는 점도 업무 능력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특히 40대 중반 나이라는 점에서 올해 또는 내년 현대무벡스 성과 여부에 따라 부사장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 전무는 2008년 승진 후 10년 넘게 직함에 변화가 없다. 범현대가 3세들이 빠르게 회장, 사장 직함을 단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차녀 정영이 차장과 장남(막내) 정영선 이사는 아직 얼굴도 드러내지 않았다. 30대 후반의 정영이 차장은 언니 정 전무와 함께 현대그룹 재건 중심이 될 기업에서 근무 중이다.

30대 중반의 정영선 이사는 현대투자파트너스에서 직함을 달고 있지만 수면 위로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다. 현대투자파트너스는 첨단기술을 보유한 유망 벤처에 투자와 경영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으로 ‘자금’과 ‘미래’를 책임진다.

하지만 현대그룹 관계자는 “3세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없는 상태다. 현재는 충주 신공장을 완공하는 것과 그룹 재건에 힘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현 회장 자녀들이 위치한 현대무벡스를 재건의 중심축으로 잡은 만큼 성과를 올린다면 3세들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무벡스는 첨단ICT 기술을 접목한 물류 자동화 사업이 중심이다. 비대면접촉 확대로 물류 자동화에 대한 수요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성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현재 중심축인 현대엘리베이터는 글로벌로 확장시켜 신사업을 위한 캐시 카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여기에 현대그룹 이미지인 현대아산을 통한 대북사업 끈도 놓지 않고 꾸준히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2023년 이후 현정은 회장은 남편의 뜻을 이어 현대아산에 집중하고, 자녀들은 엘리베이터와 무벡스를 중심으로 사업경영을 이끌어 가는 구도를 그리고 있다.

현대그룹 본사 전경.[사진=현대그룹]
현대그룹 본사 전경.[사진=현대그룹]

[신아일보] 송창범 기자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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