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매출원가를 크게 올려 잡고 영업이익은 낮추는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이하 넷플릭스코리아)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매출 4154억원을 올렸고 그 중 3204억원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했다. 또 법인세는 21억원을 납부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가 본사와 한국지사 간에 불투명하게 이뤄진 합의에 따라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책정한 뒤 한국매출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는 방법으로 한국 내 세금을 크게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넷플릭스 본사의 매출대비 원가 비율은 61.1% 수준인 반면 넷플릭스코리아의 원가비율은 81.1%에 달했다. 세금 납부와 관련 있는 영업이익률은 본사 18.3%, 한국은 2.1%로 9배 가까운 격차가 났다.

양 의원은 “넷플릭스가 영업이익률을 고무줄처럼 조정할 수 있었던 것은 ‘매출원가’ 책정이 공개된 명확한 기준을 따르지 않고 넷플릭스 본사와 한국지사 간 합의에 의해 책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계감사보고서 ‘매출원가’ 주석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Netflix International B.V.와 합의된 이전가격 조건에 따라 이뤄진다’고 기재됐다.

특히 양 의원은 넷플릭스가 K-콘텐츠 흥행 등에 큰 트래픽을 유발시키지만 정당한 망 이용대가 납부는 외면 중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SK브로드밴드 소송 보도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유발한 트래픽은 2018년 5월 50Gbps에서 올해 9월 1200Gbps 수준으로 약 24배 폭증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인터넷 트래픽 중 구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이며 네이버, 카카오의 약 4배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이용대가 지급관련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불복하고 반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양 의원은 “넷플릭스코리아 매출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면서 세금을 줄이고, 망 이용대가는 회피하겠다는 뻔뻔한 행태”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협상에 성실히 임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납부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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