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 불 떨어진 '카카오'…먼발치서 바라보는 '네이버'
발등 불 떨어진 '카카오'…먼발치서 바라보는 '네이버'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1.09.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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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상생안 두고 따가운 눈초리…업계 "면피용" 불과
네이버, 소상공인 상생 강조…"골목상권 논란 자유로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카카오]

카카오와 네이버를 바라보는 업계의 온도차가 확연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성장통을 겪는 카카오는 급히 ‘상생’을 강조했지만 따가운 눈초리는 여전하다. 반면 먼저 홍역을 치른 네이버는 비교적 이슈에서 자유로운 모양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골목상권과의 상생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카카오는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본인이 최대주주면서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가치창출 기업으로 전환하고, 문제가 된 사업 철수와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골목상권 상생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업계는 카카오가 내놓은 상생방안에 대해 "면피용"이라고 지적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발표한 상생방안은 꼬리 자르기식 면피용 대책”이라며 “소상공인 단체와 협의 없는 상생안은 진정성이 의심되고 오히려 일부 업종을 내주고 다른 시장은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회장도 “최근 카카오의 발표는 돈 안 되는 업종에서만 철수하고 돈 되는 대리운전 등의 시장에서는 독과점으로 가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지난 29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열린 디지털 플랫폼 기업 간담회서 “상생안을 잘 준비하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실천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같은 날 “중소상공인과 같이 발전하면 네이버 사업도 튼튼해진다”며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할 부분들은 중요하게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는 다소 후한 평가를 내놨다.

네이버는 지난 2013년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뒤 부동산 매물 광고와 맛집 소개 서비스 등 소상공인 관련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 사업에 집중하는 경영 전략을 선택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2017년 중소상공인·창작자와 동반성장을 돕기 위한 분수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올해 8월말 기준 약 500억원이 집행돼 만 4년 만에 누적 금액 3200억원을 달성했다. 네이버는 올해 분수펀드 규모가 9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그동안 국내서 소극적인 사업 확장을 해오다 보니 골목상권의 침해와 관련된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네이버 쇼핑은 판매자에게 업계 최저 수준 수수료를 부과하고 판매자를 지원해 갑질과 같은 논란에서 부담을 덜게 됐다”고 주장했다.

yo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