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규모 글로벌데이터시장서 DX사업 추진
구현모 KT 대표는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M&A)에 적극 나선다. 말레이시아 엡실론(Epsilon)을 시작으로 통신분야 글로벌 기업들을 인수 합병해 아시아 최고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 기업)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 쿠옥(Kuok)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와 공동투자 방식이며 매수금액은 약 1700억원이다.
KT의 엡실론 인수결정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이용자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글로벌데이터는 국제전용회선과 IT 플랫폼·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원이며 2025년까지 약 40% 성장해 10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KT에 따르면, 2003년 런던에서 설립된 엡실론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분기국사를 보유하고 있다. 런던·뉴욕·싱가포르에 3개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운영 중이다. 주요 사업 거점은 사업장 소재지인 싱가포르를 비롯해 영국·미국·불가리아·홍콩이다.
이를 바탕으로 엡실론은 전 세계 통신사와 기업고객에게 본사-지점 연결 글로벌데이터 서비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문형 서비스 인피니(Infiny)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글로벌 컨설팅사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의 ‘2021 글로벌 테크놀러지 이노베이션 리더십 어워드’를 수상했다.
KT는 엡실론의 네트워크, 영업거점, 기술력과 자사의 정보통신기술(ICT)·세일즈 역량 등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KT는 이번 인수로 글로벌데이터 인프라 서비스 지역을 기존 아시아 중심에서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한다. 또 해외 진출한 국내 기업과 아시아로 진출하는 해외기업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또 국제전용회선 등 회선연결 서비스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간 연결(DCI), 이종 클라우드 간 연동, SD-WAN 등 고도화 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구현모 대표는 “지금까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본사와 해외 지사 간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많은 불편이 있었다”며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KT는 엡실론을 글로벌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한 볼트온(Bolt-on, 유사 업종을 추가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 전략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엡실론을 통해 IT 플랫폼 솔루션, 데이터센터, 해저광케이블 인프라 등 글로벌 통신의 필수 분야 기업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구 대표는 “대한민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세계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로 도약해 KT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