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익 감소 요인이던 코로나 관련 손실 축소 전망도 '긍정'
국내 유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국내 대형화재 사고와 국외 코로나19 위험 담보 상품에 대한 적립금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글로벌 재보험료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코리안리가 미국 시장 재보험 인수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이익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코로나19 관련 재보험 손실이 작년보다 줄어들 거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코리안리 주가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안리 주식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80원(1.02%) 오른 79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리안리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4일 7760원보다 2.3% 오른 상태다. 코리안리 주가는 지난달 9일 종가 8000원을 기록한 후 두 달여간 7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 3곳이 제시한 코리안리의 올해 평균 목표 주가는 1만1000원이다.
코리안리는 지난 1963년 설립된 국내 유일 재보험사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가입하는 보험계약상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보험자에게 인수시키는 보험을 뜻한다.
작년 코리안리 당기순이익은 1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효과로 주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는 작년 당기순이익이 증가했지만, 코리안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이익이 줄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작년에 국내에서 이천물류센터 화재 등 대형화재 사고가 발생해 기업 보험에서 손해율이 악화됐다"며 "또, 해외에서 코로나에 대한 위험을 담보하는 상품이 있어 이와 관련된 적립금도 늘어나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기준 코리안리 국내 손해보험 언더라이팅(인수심사) 비중을 보면 약 67%가 기업보험이다. 기업보험은 기업을 대상으로 선박과 화물 등에 대한 해상보험이나 공장과 창고 등에 대한 화재보험이다.
전문가들은 작년 코리안리 실적이 부진했지만,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소 해소와 글로벌 재보험료 인상이 전망되면서 주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당기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소인 기업보험 손해율과 법인세율 상승 등은 일회성 성격이 강하다"며 "올해는 일회성 손실이 해소되면서 당기순이익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재보험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는데, 작년에 댐이나 항만, 화재 사고 등으로 손해율이 좋지 않았다"며 "그 영향으로 올해 할증료가 붙어 재보험료가 인상된다면 코리안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리안리는 미국 시장 재보험 인수 증대를 위해 오는 9월 영업 개시를 목표로 재보험 중개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최대 보험시장이라고 불리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수재(재보험 인수) 수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코로나19 등 특별한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미국 중개법인 설립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재보험료율 상승과 원수보험사들의 재보험 요구가 확대되는 등 환경 변화로 인해 코리안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홍재 연구원은 "글로벌 재보험료율 상승과 자연재해 리스크가 커지면서 재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등 주변 환경 변화로 재보험 성장이 기대된다"며 "코리안리가 확보한 해외 수재는 약 30%인데, 포화한 국내 보험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