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택 분양물량, 5년 중 '최대'…이익 확대 기대
증권가 전문가들은 올해 현대건설 주가가 분양 및 해외 매출 개선 기대감을 안고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됐던 해외사업이 올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고, 지난 2015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주택 분양 물량으로 인한 이익 확대 등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종가 기준 현대건설 주가는 전날보다 250원(0.57%) 내린 4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로나19 여파에 작년 최저점을 기록한 3월23일 1만9150원 대비 125.8% 오른 수치다. 올해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12일 4만6500원 대비로는 7% 하락했다.
현대건설의 작년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은 16조97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매출액 17조2788억원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5490억원으로 전년 8597억원 대비 36.1% 하락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277억원으로 전년 5733억원 대비 60.3% 내렸다.
매출은 국내와 해외가 차이를 보였다. 국내 매출은 2019년보다 9.8% 늘어난 11조43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 매출은 5조92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2019년보다 줄어든 해외 매출은 코로나19 여파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매출 인식이 늦어진 프로젝트들이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현장의 코로나19 관련 리스크가 작년보다 줄어들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현장은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지연되는 곳들도 있고, 기성을 청구해야 하는데 진행속도가 늦춰진 곳들도 있다"며 "해외 부문은 올 하반기 정도에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건설 분야 전문가들도 올해 현대건설의 해외사업 여건이 작년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는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프로젝트 등 공사가 지연되면서 작년에 매출 인식을 못했던 프로젝트들이 많다"며 "그런 매출들이 가시화되면 하반기부터는 해외도 매출이 올라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작년 코로나19 여파에서도 현대건설은 지난 2014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신규수주액을 기록했다. 작년 신규수주액은 27조1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주택분양이 이끈 국내 신규수주는 16조6686억원으로, 2019년 대비 18.3% 증가했다. 작년 주택분양은 2만1605가구로 전년 대비 76.7% 늘어, 지난 2015년 2만4055가구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신규수주도 선방하며 전년보다 3.2% 증가한 10조4904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주잔고 역시 전년 대비 18.4% 증가한 66조67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66조758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풍부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올해 현대건설이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작년 분양호황으로 늘어난 국내 수주가 매출화되고, 그간 코로나19 여파에 매출 인식이 지연된 해외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에 작년 주택 수주에 대한 매출 인식과 코로나 여파에서 해외현장 상황이 풀리면서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에 주가가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설 전에 발표될 예정인 정부의 부동산 공급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공급정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단기적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상황에서 정부 정책이 시장의 기대감을 얼마나 맞추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단기적 조정이 있을 수 있겠다"면서도 "공급으로 정책 방향이 바뀐 상황에서 연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