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강조한 '복합 공간'·개성 있는 '수요 맞춤 공간' 제안
하반기에도 지역 명소화 가능한 상징적 디자인 적극 발굴
LH가 올해 공공주택 현상설계 공모 방향을 '함께 사는 공공의 마을, 공공성과 도시성 회복'으로 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작품들을 발굴하고 있다. 상반기 공모에서는 사람이 어울릴 수 있는 '복합 공간'과 다양한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맞춤 공간' 제안이 활발했다. 하반기 공모의 초점은 지역 명소화가 가능한 상징적인 디자인을 찾는 데 맟춰졌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 따르면, LH는 올해 총 150여 건에 달하는 공공주택 현상설계 공모를 계획하고, 진행 중이다.
올해 공모 건수는 작년 123건보다 30건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며, 공고일 기준으로 상반기에 60건을 진행해 설계 수행 업체 선정까지 마쳤다.
설계 공모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업체들이 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사회적 특성과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공공주택의 질적 측면을 향상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주택의 디자인 제시하는 게 설계 공모의 목표다.
LH는 올해 공모 방향을 '함께 사는 공공의 마을, 공공성과 도시성 회복'으로 설정했다. 입주자 삶의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공공으로 열린 공공주택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LH 공공주택사업처 관계자는 "공공을 위한 공간과 문화자원 제공을 통해 공공의 가치를 높이고, 나눔과 소통이 있는 따뜻한 공동체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세대 간 공유가 가능한 미래지향적 주거 공간과 생활 양식 변화에 반응하는 다양한 단위 세대 구성, 단지 내 공유와 소통을 위한 자연스럽고 유연한 커뮤니티 공유 공간 등을 설계 공모를 통해 찾고 있다.
LH는 올해 상반기 공공주택 현상설계 공모의 성과로, 변칙적이면서도 조화로운 밀도계획과 도시의 입체적인 상징경관을 형성하는 다채로운 디자인 등 건축적 제안이 과거보다 다양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영위하는 복합생활 공간을 밀도 있게 계획하고, 다양한 표정을 가진 입체적인 경관을 구성한 당선작들이 다수 배출됐다. 주동 및 단위 세대의 새로운 유형에 대한 탐구와 건축적 제안을 바탕으로, 개성 있고 다양한 형태로 수요자 맞춤형 공간계획을 제시한 작품들이 발굴됐다.
주거영역 사이 사이에 다양한 주동 커뮤니티 공간을 구성해 입주민 간 만남의 기회를 넓히고, 교류를 확장하려는 시도도 활발히 이뤄졌다.
LH는 올해 하반기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공공주택 이미지 개선과 지역사회로의 커뮤니티 확장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역의 명소가 될 수 있는 상징적인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LH 공공주택사업처 관계자는 "공공주택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변화될 수 있는 과감한 디자인 발굴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며 "수요자 니즈에 부합하는 적정 공간 구성과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 조성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인천가정2 A2블록
올해 상반기 LH 공공주택 설계공모 중 총 803세대 규모 분양·행복주택으로 구성된 인천가정2지구 A2블록 설계권은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가 차지했다.
나우동인은 '아이와 신혼부부를 위한 단지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물음표를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는 설계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아이의 눈높이에 편안한 단지 경관 △놀이와 생활이 하나인 통합 환경 △성장형 부부에게 맞는 유연한 공간이라는 단지 콘셉트를 도출해냈다.
나우동인은 고층 도시 경관 속에 갇힌 성장기 아이들의 억압된 호기심에 자유를 부여하고, '놀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공간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고민했다. 또, 아이의 성장과 늘어나는 가족 수에 따라 생활 공간을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는 가변형 공간을 제시했다.
◇ 파주운정3 A-23블록
다인그룹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와 위더스건축사사무소는 1012가구 규모 파주운정3 공공분양주택 당선작을 함께 설계했다.
입주민과 지역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단지의 물리적인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해 '살고 싶은 공공의 마을'을 제안했다.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인식돼 온 분양아파트에 대한 접근을 새롭게 하고, 삶의 가치와 공공적 가치를 함께 높이는 단지로 목표를 설정했다.
인접 단지와 문화 공원을 잇는 넓은 커뮤니티 가로와 지역사회-학교 간 사잇길을 통해 열린 마을을 그려냈다. 입주민과 지역주민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런 만남들이 지역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단지 곳곳에 광장도 계획했다.
◇ 대방·공릉 군 관사 위탁개발
에스아이그룹건축사사무소는 낡은 군 관사를 신축 군 관사와 신혼희망타운으로 개발하기 위한 공모에 도전해 설계권을 차지했다.
서울 영등포구 대방 군 관사를 군 관사 100세대 및 신혼희망타운 150세대로 짓고, 서울 노원구 공릉 군 관사를 군 관사 100세대 및 신혼희망타운 175세대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설계 초점은 군 관사와 공공주택 간 유기적인 연계를 통한 커뮤니티 공간 활용 등 단지 관리 효율 극대화에 맞춰졌다. 입지 특성에 따라 소음 저감과 고지대 활용 특화 계획도 요구됐다.
에스아이건축은 대방 군 관사 단지 북측 철도 및 동쪽 도로 소음에 대응해 중저층 측벽과 폭 30m 방음 식재를 계획했다. 또, 공릉 군 관사 단지에 대해서는 인근 대지보다 5m 이상 높은 부지를 활용한 테라스 계획으로, 지형 차이를 자연스럽게 극복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 인천검단 AA13-2블록
총 964세대 규모 인천검단 AA13-2블록 공공분양주택 설계권은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와 이어담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에 돌아갔다.
대지 안에 존재하는 높은 경사 해결과 주변 도시·녹지로의 연결, 지역 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공유 공간 마련이 주요 설계 이슈였다.
유선엔지니어링과 이어담건축은 기존 경사지를 보존하면서 주변 자연·문화 시설을 단지 안으로 끌어들이는 설계를 제시했다. 또, 단지 레벨 차이를 활용해 경관 요소를 다양화하고, 여가와 만남, 육아 등 다양한 기능성을 갖춘 장소를 단지 곳곳에 계획했다.
◇ 화성어천 A3블록
한빛종합건축사사무소는 원건축사사무소와 함께 723세대 규모 화성어천지구 A3블록 분양주택·행복주택 복합단지를 설계했다.
이 단지에는 △자연과 연계한 단지 △이웃과 조화로운 단지 △걷고 싶은 단지라는 3가지 주요 콘셉트가 적용됐다.
주민들에게 숙곡천과 함께하는 일상을 부여하기 위해 숙곡천이 닿는 곳 어디서든 단지로 접근하기 쉬운 소통의 길을 계획했다. 장달산 자락부터 숙곡천까지 이어지는 다채로운 마당과 커뮤니티 시설은 마을 곳곳의 중심이자 활력소가 되도록 설계했다.
특히, 숙곡천과 커뮤니티 시설, 학교 등을 연결하는 다채로운 보행거리는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고, 이웃 간 만남을 활성화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계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