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안양 주영광교회로부터 시작된 감염이 또 다른 시설 11곳에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방역당국이 긴장을 높이고 있다.
주영광교회발 감염이 어린이집, 병원, 사회복지시설, 학원 등 11개 시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교회 감염 발생에 따른 노출 시설 및 노출 규모’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일 집단감염이 발생한 주영광교회 교인들을 통해 코로나19에 노출된 시설은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모두 11곳, 접촉자 340명이다.
지금까지 이 교회에서는 3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감염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직장 등을 다녔다. 물류센터나 어린이집, 병원, 산후조리원, 사회복지시설, 학원, 일반 사무실 등 11곳이 그곳이다.
확진된 채 접촉한 사람(노출규모)은 물류센터 150명, 어린이집 2곳 총 49명, 병원 3명, 산후조리원 60명, 사회복지시설 2곳 총 17명, 학원 12명 등이다. 이 중 물류센터나 어린이집에서는 이미 추가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주영광교회발 감염이 물류센터, 어린이집까지 미친 것이다.
아직 물류센터, 어린이집에서 일부 추가 확진자가 나왔지만 주영광교회발로 비롯된 감염 노출 시설이 11곳임을 볼 때 앞으로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어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 24일 첫 확진된 여성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이 교회에서 수련회, 성가대 등 현장예배 외 활동을 벌였다. 이에 수련회, 성가대 활동을 같이한 참석자 중 일부가 확진되기도 했다. 이들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시설은 학교, 호텔, 학원, 일반 사무실 등 8곳으로 파악됐다.
종교시설은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교인들이 모이는 곳이다. 종교시설에서의 감염 발생은 지역사회에서의 감염을 급확산하는 매개가 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방역당국도 이런 우려에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종교 활동 또는 모임을 통해 이뤄진 감염이 일부 취약한 집단생활 시설 등 다양한 집단으로 전파돼 급속하게 지역사회 확산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종교시설 감염이 계속되면 강제적 조치까지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 방역 수칙이 철저하게 준수되도록 종교계 스스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