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벗어나 독자 브랜드로 안착할지 의문
SPA브랜드 지유(GU) 1호점이 14일 서울 잠실롯데월드몰 지하1층에 문을 활짝 연다.
해당 매장은 420평 규모로, 남성·여성 큰 카테고리 뿐만 아니라 여성 중에서도 트렌드(Trend), 지닝(Jeaning), 엘레강스(Elegance) 등으로 세분화해 구성했다.
여성 트렌드 구역에서는 복고풍 감성의 오버핏 셔츠와 와이드팬츠, 꽈배기 무늬 스웨트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제품들이 줄지어 있다. 지닝 구역에서는 데님 소재를 현재 트렌드로 재해석한 상품들이, 엘레강스 구역에서는 부드러운 소재로 만든 우아한 스타일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남성복 역시 복고풍 트렌드를 스웨트, 앵클팬츠 등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의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스마트한 매장 시스템도 눈길을 모은다. 총 90명 직원이 매장 근무를 하며, 이 중 40명은 고객에게 맞는 스타일을 제안하는 어드바이저 역할을 한다. 이렇게 충분한 인력이 확보됐을지라도 손님이 많이 몰리면 고객 응대를 꼼꼼히 하지 못할 수도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스타일스탠드'를 도입했다.
'스타일스탠드'는 고객이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골라 바코드를 태그하면 스타일링 제안은 물론 가격, 소재 등의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터치 스크린이다. 특히 마음에 드는 상품에 '좋아요'를 누르면 자동으로 모바일 어플 내 장바구니로 담기는 기능은 한국에만 도입됐다.
이 밖에도 지유 한국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 제품군으로는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스키니진과 오버사이즈 코트, 롱 패딩 등이다.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 없는 탈의실의 편의성도 돋보인다. 탈의실 앞에서 대기표를 받아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대기번호를 받을 수 있다. 고객은 안내방송에서 대기 차례를 부를 때까지 계속해서 쇼핑을 즐기면 된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지난해 가을 일본 지유 '디지털 매장'에서 선보인 RFID(무선주파수인식시스템)을 활용한 무인 계산대와 온라인 스토어 내 색상 재고와 스타일링 정보를 알려주는 모니터가 달린 스마트 카트는 도입되지 않았다. 지유 관계자는 "도입을 검토중인 단계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유는 일본 내에서 '990엔 데님' 상품이 100만장 이상 팔리는 등 일본에서 지유는 대부분 제품 500~1500엔 선으로 저렴한 가격의 하이패션이라는 점을 앞세워 유니클로와 차별화를 꾀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유니클로 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벗어나 독자적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유는 유니클로로 유명한 패스트 리테일링의 자회사다.
지유 매장과 같은 건물에 있는 유니클로 잠실롯데월드몰점을 방문했을 때 하절기 제품군들 대부분이 울, 모 등 고급 소재를 사용했다. 소재에도 신경 쓴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아이템들이 많았다.
지유에서 봤던 비슷한 디자인에 소재가 더욱 좋은 상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반면 지유의 하절기 제품군들의 소재 설명을 보았을 땐 대부분이 아크릴, 나일론, 폴리우레탄 을 제품에 활용한다.
지유 국내 상품 가격과 유니클로 제품 가격차이도 5000원에서 1만원으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지유가 과연 저렴한 하이패션 브랜드로 국내서도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