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가 좌절된 가운데 경기 화성시가 추진하는 송산면 고정리 공룡박물관 건립사업이 부시장의 부정적인 입장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나 이곳 사업지는 483만평 천혜의 생태환경을 갖춘 수도권 유일의 공룡알 화석산지로 전략적 선택과 집중 효과가 그 어떤 지역 문화콘텐츠보다 뛰어난 ‘한국의 쥬라기 공원’을 행정편의적인 시각에서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11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정부 발표에 따라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부지가 세종시로 결정되자 시는 이듬해 공룡박물관 건립 투융자산업 조건부 승인을 받아 ‘공룡자연과학연구센터(가칭)’ 건립을 새롭게 추진하게 됐다.
한국 최초의 뿔공룡 화석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를 지역 대표 문화상품이자 최근 자유학기제 본격 시행과 연계한 수도권 학생들의 현장학습 관광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의 전략적 사업계획이다.
또한 채인석 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이끄는 직원이 주무팀장과 실무자 2명에 그쳐 전담 TF를 꾸려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9월 ‘제9차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회’에서 건축면적을 1650㎡에서 5730㎡로 확장하는 고정리 공룡알 화석산지 현상변경 허가사항 변경이 조건부 원안가결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센터 건립 전문가 자문위원 구성 및 자문회의를 잇달아 개최해 사업의 적정성을 검토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 시장의 기본방침 결제에 들어갔고 이달부터는 부서 실무진들의 관련 시설 벤치마킹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국비·도비 등의 예산지원을 염두에 두고 추진됐던 국립자연사박물관 등의 사업이 좌절되고 시 자체예산으로 추진되면서 향후 시설 준공의 시너지 효과보다는 시설 유지 보수에 따른 혈세 낭비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부시장은 “다른 시설들도 많은데 만들면 시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속적인 추가 부담이 우려된다. 국립에 실패했으니 도비 지원 등 교부금이 가능한 방향으로 고민하자”며 부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그 여파인지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공룡알 화석산지의 공룡테마 발전방안은 현재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승인 규모인 5730㎡ 면적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4000㎡ 규모로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사업 일정이 계속 늦춰져 당초 지난달 예정됐던 착공 시점은 11월로 미뤄졌다가 그마저 내년 5월에나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확인차 지난 10일 집무실에서 만난 부시장은 주무 팀장을 배석시킨 자리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 국장이나 과장께 물어봐라. 이야기가 와전된 것 같은데,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무 팀장도 “자체 예산 221억을 가지고 건립을 추진하면서 내부 콘텐츠를 고려하다보니 그 정도면 되지 않겠나 싶어 축소했을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상부지시라기보다는 자체적인 판단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진위 여부에 관계없이 재차 확인한 내용은 “지역 부담을 너무 떠안고 하지 말아라. 그냥 하려고 하면 조그맣게 하라”는 부시장의 의견이 있었다는 것으로, 행정 컨트롤타워로서의 책임지는 모습은 아니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