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운데 코미 전 국장을 더 신뢰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지난 8~10일(현지시간) 미국인 1000명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 중 누구를 더 믿고 있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26%는 트럼프 대통령을, 46%는 코미 전 국장을 꼽았다고 10일 밝혔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28%였다.
두 사람의 진실 공방의 주요 논점인 '충성서약' 요구와 '수사중단' 압력에 관한 질문에서도 응답자들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의 50%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코미 전 국장에게 충성서약을 요구했을 것으로 봤다. 반대 의견은 15%,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36%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중단을 지시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더니 42%가 '그렇다', 28%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 중에선 70%가 트럼프 대통령을 더 신뢰한다고 했지만, 클린턴 후보 지지자 중에선 89%가 코미 전 국장을 더 믿는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라며 충성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코미는 해임 한 달 만에 나온 첫 공개 석상인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사실상 지시했고 충성 맹세를 강요했다며 '대통령의 외압' 의혹을 공식으로 제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측은 즉각 이를 모두 부인하고 코미를 '기밀유출' 혐의로 수사하라며 반격한 상태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