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구진이 지카 바이러스가 희귀 신경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도 유발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최근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 신생아 출산과 더불어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도 늘어나면서 이들 사이의 연관관계가 있다는 가설이 있던 상황에 증거를 찾아내면서 연관성을 보여주는 첫 연구 결과로 평가받게 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의학학술지 랜싯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프랑스 파스토르 연구소 연구진이 2013∼2014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길랭-바레(GBS) 증후군 환자 42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중 대부분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흔적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이들 중 88%가 신경질환 증상이 나타나기 6일 전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였으며, 42명 모두에게 혈액에서 지카 바이러스 항체가 확인됐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몸 안의 항체가 신경세포를 공격해 근육을 약화시키고 심하면 마비를 일으키는 희귀 신경질환이다.
프랑스 연구진에 따르면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는 2013~14년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해 전체 인구의 3분2가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연구진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10만명 당 24명 꼴로 GBS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 결과 당시 GBS 환자들은 마비와 호흡곤란을 동반하기도 했으나, 심각한 단계를 지난 후에는 회복 속도가 빨라 3개월 내에 57%가 다시 걸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지카 바이러스가 혈액 내에 5일 정도만 생존하기에 GBS가 발병했을 때에는 항체로만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과, 지카가 GBS를 유발하는 기전을 규명하지 못한 점이 과제임을 시인했다.
또한 연구진은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에서는 병동 부족 사태에 대비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주도한 아르노 퐁타네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에서는 유행 절정기에 중환자실에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야 할 수 있다”며 “GBS 환자 비율이 많지는 않지만, 한 번 발병하면 35일간 병상을 독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