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8일 올해 마지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25%p 낮췄다. 지난 10월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에 나선 후 2개월 연속 인하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으로 인하한 것은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그만큼 수출, 내수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기준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됐고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전월 대비 상승 폭을 낮춰 한은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기대했던 경기회복 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다. 최근 차라리 코로나 팬데믹 시절이 더 좋았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을 자주 만날 정도로 경기가 최악의 상황이다. 오늘이 가장 좋다는 말을 할 정도로 점점 나빠지는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두 달 연속 인하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정상적인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대외적인 여건으로 일시적 불황이 찾아온 것이라면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대기업조차 자금난과 성장동력 약화로 힘들어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어설픈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최저임금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미분양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2년 넘게 시간만 끌면서 골든 타임을 놓친 부작용까지 더해져 경기침체는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
금리와 반비례 관계인 부동산 집값도 당장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2020~2021년 집값 급등 버블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6~8월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됐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식고 있는 마당에 기준금리 인하로 갑자기 구매 욕구가 살아나는 것은 역부족이다.
은행 창구에 가면 대출문은 여전히 막혀 있고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내려 예금과 대출 금리 격차(예대금리차)는 더욱 커졌다. 금리 인하기에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여 가계대출을 조인 결과다.
한마디로 표정 관리를 하면서 은행만 노났다. 가계부채 관리와 서울 집값 억제라는 명분을 정부가 만들어주면서 대출 이자 장사 마진만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르면 내년 2분기 늦어도 하반기가 되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가 되고 서울 집값 안정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압박이 약해질 것이며 기준금리도 2~3차례 더 인하되면서 대출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또 1만2000세대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물량 부담이 줄어들고 2026년 급감하는 입주 물량에 대한 우려로 전세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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