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내 韓골프장 클럽하우스 철거… 통일부 "책임 물을 것"
北, 금강산 내 韓골프장 클럽하우스 철거… 통일부 "책임 물을 것"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12.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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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동해선 육로 폭파 이어 한국 자산 무단 철거…요새화 '속도'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남측이 설치해 준 송전탑에 이어 이번엔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자산인 골프장 클럽하우스마저 철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적대적인 두 국가론'을 공언하며 남북 육로의 완전 단절을 시작으로 남측 시설 무단철거에 박차를 가해 요새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일부는 "아난티 골프장 내 클럽하우스 건물 철거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금강산 관광특구 내 상당시설이 철거됐거나 철거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4년 12월에 착공해 2008년 5월에 개장한 아난티 골프장은 국내 리조트호텔 기업 '아난티'가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조성한 18홀 규모의 골프장 및 숙박시설이다.

다만 소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된 이후 운영되지 않았다.

현재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시설은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해 건설한 이산가족면회소를 포함해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에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의 무단철거는 지난 2019년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하노이회담)이 결렬된 이후 가시화했다. 

당시 김정은 당 총비서는 금강산 관광지구를 직접 방문해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은 해금강 호텔, 골프장 리조트 일부, 온정각, 구룡 빌리지, 금강산펜션타운, 고성강 횟집 등 한국 기업이 만든 시설들을 연이어 철거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금강산 관광 운영 주체인 금강산국제관광국을 폐지했다. 4월에는 우리 정부가 총 2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든 소방서도 없앴다.

이어 6월에는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온천장과 현대아산 소유의 온천빌리지를 철거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우리 군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경의선 주변 송전탑에서 북한군 수 명이 일부 송전선들을 자르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한국전력이 2006년 12월 남북 간 연결된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한 송전 설비를 철거한 셈이다.

북 측이 북한 내 한국 자산에 대해 무단 철거를 감행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적대적 교전국' 선언 이래 경의선·동해선 육로 폭파 등 남북 연결을 끊어 온 북 측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