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항공사 2026년 10월 출범…43조 '메가캐리어' 도약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에 나선 지 4년 만에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번 주부터 아시아나항공 편입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지난달 28일 EU 경쟁당국(EC)이 양사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 사실상 심사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경쟁당국(DOJ)이 남아 있지만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된다.
따라서 대한항공은 오는 20일까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대금 총 1조5000억원(영구채 3000억원 별도) 중 남은 8000억원을 납입해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지분 63.88%를 갖고 자회사로 편입시킨다.
편입 이후 양사는 2년간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양사는 이 기간 화학적 결합을 위한 인력 교류, 마일리지 통합, 새로운 기업 이미지(CI) 도입을 진행한다. 항공기 도색과 승무원 유니폼 등도 변경해 양사의 통합을 상징적으로 드러낼 계획이다. 최종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은 2026년 10월25일로 알려졌다.
합병이 이뤄지면 통합 대한항공은 200대 넘는 항공기를 보유한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로 거듭난다. 현재 대한항공은 여객기 136대, 화물기 23대 등 총 159대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69대를 보유했다. 지난해 기준 통합 영업이익은 약 2조원, 매출은 14조6000억원에 자산 규모는 42조8000억원에 달한다.
메가캐리어로 덩치를 키운 대한항공은 향후 기재·부품, 유류 도입 시 가격협상력을 높여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의 판도도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자회사인 LCC 3사에 대한 통합절차도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통합되면 현재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규모를 넘어선다.
다만 통합 대한항공이 국내 유일한 대형 국적항공사가 되는 데 따른 독과점 문제는 우려된다. 한국항공대 연구팀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더해 산하 LCC 합병까지 이뤄질 경우 통합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은 7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일리지 통합 문제도 숙제다. 업계에서는 신용카드로 쌓은 마일리지의 경우 대한항공의 가치가 아시아나보다 더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1:1 통합은 어렵다고 본다. 또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가 1조원가량 쌓여있지만 소진할 곳이 부족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양사 합병 시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으로 넘어가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문 컨설팅 업체와 논의해 합리적인 전환 비율을 만들겠다”며 “인수 직후 약 2년간의 자회사 운영기간 동안 다양한 사용처를 준비하고 합리적인 통합방안을 마련해 고객 우려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