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는 선행지표 착공 감소에 내년까지 부진 전망
내년 수도권 집값이 전고점 대비 낮아진 가격과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 심리가 늘며 올해보다 1%가량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수도권과 지방 간,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투자는 선행지표인 착공이 줄면서 내년까지 부진할 전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은 26일 서울시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2025년 건설·주택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건정연은 이날 세미나에서 내년 수도권 집값은 1%, 전셋값은 2%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은 매맷값이 보합세를 보이고 전셋값은 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고하희 건정연 부연구위원은 올해 주택시장의 경우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이 전국 주택 가격을 견인하면서 전년 대비 상승 추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도권에선 가격이 상승한 반면 지방은 가격이 하락하는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엔 수도권과 지방 간, 아파트와 비(非)아파트 간 양극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전고점 대비 낮아진 주택 가격과 내년 상반기 내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실수요자 위주 매수 심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건정연 분석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고점의 88% 수준이며 서울도 93.8% 수준에 있다.
전셋값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2년+2년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물량이 나오면서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연말까지 전국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 아파트 6만4309호가 풀릴 예정이다. 이는 전체 아파트 거래량의 10.9% 수준이다.
그는 "(대출 규제 강화 기조로 인한 영향이) 전체적인 시장 위축보다는 똘똘한 한 채만 갖고 있어도 된다는 인식으로 퍼져 있기 때문에 수도권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 임대차 2법 때문에 임대차 시장이 좀 불안정해질 요소도 전세 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건정연은 내년 국내 건설 경기는 상반기 부진하다가 하반기 소폭 회복세를 보이지만 연간 건설투자는 올해보다 1.2% 감소해 300조원을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투자에 대해 공공물량 증가로 인해 감소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건설업계가 느끼는 체감 경기는 물량 감소와 경쟁 심화, 이익률 저하 등으로 위축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1.4% 감소한 302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 경기는 지난 2022~2023년 큰 폭으로 줄어든 건축 착공의 영향으로 내년까지 부진할 것으로 봤다. 다만 최근 건축 착공 등 선행지표가 일부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2025년 하반기 또는 2026년 상반기 회복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박선구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회복세가 지속되고 건설공사비 안정화가 확인될 경우 건축허가와 착공은 점진적으로 증가가 예상된다"며 "다만 회복 국면에 들어서더라도 경제구조와 지방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물량 증가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