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소위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이란의 대리세력 간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가자지구 전쟁 종전을 위해 중동지역을 순방하던 중 공습 경고에 급히 대피했다.
NBC는 23일(현지시간) 국무부 고위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한 보도를 통해 "이날 블링컨 장관이 머물고 있던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도시 전체에 공습 경고가 울렸다"며 "이에 따라 블링컨 장관은 공습을 피해 방공호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NBC는 블링컨 장관이 숙박한 호텔 상공에선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걸린 미사일이 폭발한 연기가 관측되기도 했으나 공습 경고와 대피를 알리는 신호는 약 10분 후 종료됐다고 전했다.
이날 텔아비브 상공에서 폭발한 미사일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소행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1일부터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동 지역을 순방 중이다. 최근 이스라엘에 이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으며,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통해 "블링컨 장관과 빈 살만 왕세자는 가자전쟁 종전과 향후 재건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레바논과 수단에서 발생한 상황과 '지역 내 국가 간의 더 큰 통합' 문제를 논의했다"는 국무부의 발표 소식을 알렸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공을 들인 핵심 외교정책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관계 정상화 대가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출범과 함께 미국에 방위 공약과 민간 분야 원자력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을 허용 등의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에도 방문해 약 2시간 30분 동안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을 진행했다.
그는 가자지구 상황 개선을 요구하며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인도적 지원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링컨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에 서한을 보내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지원을 제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