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연구단체 “무분별한 교육 디지털화, 학생 발달 저해 위험”
교육 연구단체 “무분별한 교육 디지털화, 학생 발달 저해 위험”
  • 조덕경 기자
  • 승인 2024.10.0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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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 강원평화경제연구소 공동 포럼 개최
검증 안된 도교육청 전자칠판,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속도전 비판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 강원평화경제연구소 공동 포럼 개최검증 안된 도교육청 전자칠판,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속도전 비판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 강원평화경제연구소 공동 포럼 개최검증 안된 도교육청 전자칠판,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속도전 비판

도내 학교에 전자칠판과 디지털교과서 등 각종 디지털 교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무분별한 교육 디지털화는 학생의 인지 발달을 저해시킬 위험이 있고 과도한 예산 낭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과 (사)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1일 오후 2시 KT&G 상상마당에서 'AI·디지털의 역습, 강원교육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정흔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주 연구원은 주제 발표에서 "디지털 기기 노출 빈도 증가가 아동·청소년의 인지발달을 저해하거나 심리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것에 대한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의 디지털 플랫폼은 학업 역량 개념에 대한 전문적 검증 없이 학습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며 "학습자 수준에 대한 진단보다는 대부분 무한반복으로 문제 풀이를 유도하는 형태"라고 비판했다.

결국 현재 졸속적으로 추진되는 디지털 교과서는 소외 학생들의 맞춤형 지원이라는 순기능은 약한 반면, 사기업의 공교육 침투와 천문학적 예산 낭비, 교사의 수동화 등 부작용만 크다는 지적이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두번째 주제 발표에서, 도교육청의 과도한 예산 낭비와 행정 불투명성을 집중 비판했다.

나 소장은 “역대급 세수 펑크로 인해 교육재정은 위기인데, 도교육청은 전자칠판과 스마트패드 등 디지털 교구 용도로 내년에만 수백억 대 예산 증액과 속도전을 고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교육감 측근들이 정보화 기기 입찰 규격 변경을 시도하는 등 불투명한 행정이 지속되고 있기에, 교육 효과가 의심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일시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이윤경 학부모는 “학부모들은 어릴 적 디지털 기기에 많이 노출될수록 문해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며 “권당 5만원이나 구독료를 내는 디지털 교과서보다 시급한 건 디지털 활용 윤리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정혜연 진주초 교사는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학습 상태를 점검하는 메타인지 능력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며 “같은 예산이라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데 투자하는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제시했다.

전찬성 도의원 또한 “전자칠판이 4차 산업혁명 교육에 필요하다는 도교육청의 주장은 교육적 전문성 없이 예산을 따내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며 “도의회 예산 심의에서 교육적 효과와 예산의 적정성을 엄밀히 따지겠다”고 강조했다.

포럼을 주최한 강삼영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장은 “실증적 근거 없는 급격한 교육 디지털화가 강원 학생들을 실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오히려 선진국들은 디지털 교과서 정책을 폐기하고 있는 만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교육 디지털화를 잠시 유보하고 전문 연구와 시민 공론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조덕경 기자

jogi444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