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응급실 상황 심각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 호도"
전국 곳곳의 대학병원들이 응급실 운영을 축소·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추석 연휴가 ‘의료대란’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응급의료 역량에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더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현장에 군의관을 파견하며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4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통해 "건국대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등 총 5곳이 이날 기준 응급실을 중단했거나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순천향천안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4시간 운영하지만, 소아응급의료센터는 주 3회 주간만 진료한다"며 "해당 병원은 조속한 소아응급의료센터 정상 운영을 위해 소아응급 전문의를 채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는 강원대병원에 5명, 아주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에 각각 3명, 충북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에 각각 2명 등 총 15명의 군의관을 현장에 추가로 배치한다. 오는 9일부터는 230여명의 군의관과 공중보건의(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정부가 응급실 인력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운영을 일부 중단했거나, 중단을 검토하는 병원도 속속 나오고 있다.
현재 이대목동병원은 매주 수요일 야간진료를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건국대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등은 단축 운영을 실시하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인 금요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한 환자 등 초(超)중증 환자만 받기로 했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도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야간 운영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라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체 의사는 평시 대비 73.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과목 전문의가 환자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하는 '배후진료' 역량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연휴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더라도 배후진료를 할 수 있는 인력이 평소보다 훨씬 줄어들기 때문에 응급실 문을 열고도 원활한 진료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27종 후속 진료 가능 여부를 분석한 결과 진료 가능 기관은 평시보다 7곳이나 줄어 8월 다섯째 주 평균 102곳에 그쳤다.
앞서 '응급실 붕괴'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관계자들은 우선 반나절이라도 응급실에 있거나 아니면 당장 구급차부터 타 보기 바란다"라며 "응급실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 호도"라고 비판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