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문 여성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공범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유랑 부장판사는 28일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 모(28)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정보통신망을 통한 공개·고지,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박 씨가 학업·진로·연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하지만 영상물의 개수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익명성과 편의성을 악용해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한 채 스트레스 풀이용으로 도구화하며 피해자의 인격을 몰살해 엄벌이 요구된다"고 질타했다.
이어 "기록을 남기기 위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하는 현대인의 일상적 행위가 범죄 행위의 대상으로 조작되기에 피해자가 느낄 성적 굴욕감을 헤아릴 수 없다"면서 "허위 영상물 내용은 일반인 입장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역겨운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소제기 이후 5명의 피해자와 합의했고 6명에게 형사공탁을 했지만, 적어도 총 16명 외에 인적 사항이 밝혀지지 않은 성명불상 피해자가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박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고통받은 피해자들에게 사죄드리고, 현재 합의를 진행 중"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앞서 총 9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날 선고를 받은 20대 공범 박 씨는 허위 영상물 400여 개를 제작하고, 1700여 개를 반포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기소됐다. 박 씨는 서울대 출신은 아니지만 이 사건의 주범인 40대 박 씨와 텔레그램으로 연락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주범 박 씨는 아동 성 착취물을 게시·소지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조사 결과 그는 본인이 개설한 텔레그램 그룹에 허위 영상물 1600여 개를 게시·전송하고 피해자 의사에 반해 촬영한 촬영물을 외장하드에 저장해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N번방' 사건은 서울대 출신인 박씨와 강모(31·구속기소)씨 등이 텔레그램으로 대학 동문 등 여성 수십명의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 제작·유포한 사건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여성 61명이며, 이 중 서울대 동문은 1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