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고 할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적당한 음주는 사회생활에서 윤활제 역할을 하기도 하고, 심리적, 육체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나, 술을 남용하는 경우 정신적․신체적으로 여러 질환을 야기할 수 있으며, 과도한 음주로 인한 간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혈액검사를 통해 AST, ALT, r-GT 등의 간 기능 검사를 하며,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는 AST 수치가 ALT 수치보다 더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음주력과 혈액검사, 그리고 초음파 검사 상 간이 전체적으로 밝게 보이는 지방성 변화로 진단할 수 있다.
바이러스성 간질환 치료제의 눈부신 발전에 비해 알코올성 간질환의 약물 치료는 최근까지 큰 진전은 없으며, 현재까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임상경과를 완화시키고 간 손상을 되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지속적인 금주이다. 알코올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이 가능하며, 간 기능 검사도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조직학적 이상도 호전된다. 그러나 심한 간 기능 저하를 동반한 급성 알코올 간염의 경우에는 회복되는데 1~6개월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심지어는 사망하는 경우도 있으니, 심한 간 기능 저하가 발생하기 전에 되도록 빨리 금주를 하는 것이 좋다.
금주와 함께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도 치료에 중요하다. 습관성 음주자의 경우 음주하는 동안의 영양결핍으로 단백질과 비타민 등이 부족한 상태이니,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좋다. 중증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서 영양결핍과 근감소증은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중증 알코올성 간염 환자는 매일 체중 당 1.2~1.5g의 단백질 섭취와 체중 당 35Kcal의 칼로리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아연과 다른 미량 원소 또한 보충을 해야 하며, 티아민과 비타민 B 복합체를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간보호제 약물을 금주 치료와 동반해 사용할 수 있고, 급성으로 중증 알코올 간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단기 사망률이 매우 높아지므로 스테로이드나 펜톡시필린과 같은 치료 약제를 조심스럽게 사용할 수 있으나, 모두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간이 심각하게 손상을 입어 다른 방법으로 회복될 수 없다면, 유일한 대안은 간 이식이지만, 비용뿐만 아니라 공여자를 찾기 어렵고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 중요한 문제점이다.
관리와 예방적인 측면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천천히, 조금만 마시도록하고, △술을 마셨으면 그 다음날은 쉬도록 한다. △술 마실 때 안주를 꼭 함께 먹고, 안주는 지방 함량이 많은 음식보다는 과일이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선택한다.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도록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조절에 신경을 쓴다. 비만한 사람에서 음주에 의한 간 손상의 위험이 증가한다.
알코올 간질환 환자를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생 동안 금주를 하는 것이다. 술을 끊는 데에는 개인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가족이나 동료, 의료진의 도움과 협조도 필요하다. 개인의 의지로 금주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거 없는 생약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정신과 혹은 알코올 치료기관의 전문적인 금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충청남도서산의료원 내과 고광훈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