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융 자산 키우는 카드사…수익 다각화 나서나
할부금융 자산 키우는 카드사…수익 다각화 나서나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6.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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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할부금융 취급액 1조672억원…전년比 41%↑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카드업계가 업황 악화로 취급을 줄였던 할부금융 자산을 다시 키우고 있다. 채권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할부금융 취급 여력이 생기자, 수익 다각화에 나선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6개(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전업 카드사의 올 1분기 총 취급액은 1조672억원으로 전년 동기(7546억원) 대비 41.4% 증가했다.

할부금융은 목돈 부담으로 인해 일시불로 구입하기 곤란한 신차·중고차·상용차·기계 등 구매 자금을 카드사가 지원하는 상품이다. 카드 이용자는 원금과 일정 수준 수수료가 붙은 금액을 정해진 기간 매월 분할 상환한다.

할부금융은 카드사가 직접 대출하는 현금서비스‧카드론보다 상대적으로 우량 이용자를 모집할 수 있다. 또한, 할부금융은 낮은 가맹점수수료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는 카드사가 수익 다각화를 노릴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카드사별로 보면 올해 1분기 할부금융 취급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카드다. 1분기 할부금융 취급액은 3305억원으로, 전년(1442억원)보다 129.20% 증가했다.

이어 신한카드 할부금융 취급액이 3253억원으로 KB금융을 뒤따랐다. 1년 전(2976억원)과 비교하면 9.3% 불어난 금액이다.

이밖에 같은 기간 △롯데카드 710억원→1619억원(128.0%↑) △우리카드 152억원→1148억원(655.3%↑) △하나카드 2084억원→1141억원(45.3%↓) △삼성카드 182억원→206억원(13.2% 증가↑) 등 순으로 할부금융 취급액 규모가 컸다. 하나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뛰었다.

카드사는 통상 3년 이상 장기물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 채권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단기 차입 비중을 늘렸다. 

자금 조달 구조가 단기화된 상황에서 장기 상품인 할부금융 몸집이 크다면 잦은 차환으로 인해 금융 부담이 불어날 우려가 높다. 이에 카드사들은 지난 한 해 할부금융 혜택을 축소하는 등 몸집 줄이기를 벌여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 초 대비 채권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시장 확대 여력이 높아지자, 카드사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다시 할부금융에 눈을 돌린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할부금융은 소비자 접근성이 뛰어나고 카드사 입장에서도 비교적 수월하게 몸집을 키울 수 있는 분야”라며 “소비자 특성에 맞춘 할부금융 상품 확충으로 우량 자산 중심 영업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