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신생아 울음소리가 줄고 있다. 새로운 생명보다 떠나는 이들이 더 많아지며 인구 자연 감소는 이미 진행 중이다. 인구가 줄면서 지방 소도시는 사라질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3번째로 국내총생산(GDP)이 높았던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신아일보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살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모범 사례가 확대 전파될 수 있도록 다양한 민간의 노력을 집중보도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9월 서울 금천구에 문을 연 굿윌스토어 금천점은 나눔 및 재사용 등 친환경 소비와 장애인 고용 지원, 지역 활성화라는 선순환 체계 속에서 지속 성장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기부를 장애인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 자선이 아닌 기회를 제공하는 굿윌스토어는 이미 미국에서는 100년이 넘은 비영리 단체다. 국내에선 밀알복지재단 소속으로 운영되며 금천점은 우리금융그룹 지원으로 오픈하게 됐다.
김영준 굿윌스토어 금천점 원장은 "금천점은 우리금융에서 임대료와 인테리어, 장애인 급여를 지원하며 설립된 '우리금융·굿윌스토어' 컬래버 1호점"이라며 "현재 지체·발달장애인 10명과 비장애인 9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굿윌스토어는 장애인들의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 주는 곳"이라며 "수거와 상품화, 진열, 판매 등 모든 과정에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일하며 자립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의 칭찬 사원으로 뽑힌 지적 장애인 박은정 사원은 굿윌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박은정 사원은 "굿윌스토어 이전에는 노인 복지관 등에서 화장실 청소 등 환경정비 일을 했었다"며 "굿윌스토어 경력은 9개월로 최고참"이라고 웃었다.
이어 "깨끗한 환경, 함께하는 동료들이 좋다"며 "열심히 일해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가족들과 일본 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상 가격 대비 최대 90%에 달하는 할인율은 굿윌스토어 문턱을 닳게 하는 일등 공신이다.
CJ와 오뚜기, GS25, CU, 세븐일레븐, 이랜드, 모던하우스 등 기업 등은 사회공헌 일환으로 다양한 제품을 기부하고 있다.
이를 굿윌스토어는 정상가격에 10~90%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한다. 또 일정 수준 구매 시 기부 제품을 사은품으로도 제공한다.
개인 기부 물품의 경우 직접 수집 후 오염 제거 등 상품화 작업 거쳐 가격 책정 후 매장에 진열된다.
김영준 원장은 "의류와 잡화, 식품, 주방, 인테리어 등 다양한 상품과 퀄리티, 특히 몇천원 수준의 가격에 매일 방문하는 손님도 있다"며 "초기 4~5건에 그치던 나눔도 하루 40건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평균 구매 건수는 평일 450건, 주말 760건에 달한다"며 "처음에는 식품,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한 4050대 방문율이 높았는데 최근에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연령층도 다양해졌고, 특히 외국인 방문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부와 나눔, 재사용 등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영향"이라며 "자연을 생각하는 소비 하나로 장애인 고용까지 지원한다는 선한영향력으로 한 번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고 자신했다.
선한영향력은 원장 등 함께 일하는 직원에게도 스며들었다.
김영준 원장은 "이름만 들어도 알아주는 직장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월급을 받고 일했던 대기업 생활은 경제적인 풍요는 있었지만 마음의 풍족함은 얻을 수 없었다"며 "그 시절 3분의 1 수준의 월급을 받아도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한없이 발휘하며 장애인들에게 혼자 일어설 힘을 가르쳐줄 수 있는 굿윌스토어 생활에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원장의 목표는 우리금융 지원으로 시작된 굿윌스토어 금천점의 자립이다.
김영준 원장은 "우리금융이 자립의 토대를 마련해준 만큼 직원들과 함께 금천구에서 없어선 안 될 생활 밀착 스토어를 만들고자 한다"며 "일반 유통 매장과 같이 할인 쿠폰, 마일리지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성장을 유도하며 친환경 소비로 시작된 장애인 자립과 지역 활성화의 선순환 가치로 바르게 성장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