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한 현실은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의하실 것"이라며 "(의대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는 11만5000명"이라며 "10년 이후 매년 2000명씩 늘기 시작하면, 20년이 지나야 2만 명의 의사가 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의사 증원을 하더라도 증원된 인원이 배출되지 못하는 향후 10년 동안 우리 국민들께서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으실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일시에 2000명을 늘리는 것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심지어 정부가 주먹구구식, 일방적으로 2000명 증원을 결정했다고 비난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추계를 검토했다"면서 "어떤 연구 방법론에 의하더라도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 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년 동안 의대 정원을 단 한 명도 늘리지 못했고, 오히려 줄였다"며 "우리나라 인구 대비 의사 수는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내년부터 2000명씩 늘려도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하고 지역의료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고 강조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이라고 했다.
이어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제대로 된 논리와 근거도 없이 힘으로 부딪혀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합리적 제안과 근거를 가져와야 한다"며 "정부가 충분히 검토한 정당한 정책을 절차에 맞춰 진행하는 것을, 근거도 없이 힘의 논리로 중단하거나 멈출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점진적 증원'에 대해서는 "애초에 점진적인 증원이 가능했다면, 어째서 지난 27년 동안 어떤 정부도, 단 한 명의 증원도 하지 못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단계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려면 마지막에는 초반보다 훨씬 큰 규모로 늘려야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갈등을 매년 겪을 수밖에 없다"며 "20년 후에 2만 명 증원을 목표로 하고 지금부터 몇백 명씩 단계적으로 증원한다면, 마지막에는 1년에 4000명을 증원해야 한다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27년 동안 반복한 실수를 또다시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