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전공의 공백...군병원 열고 법적조치 만지작
커지는 전공의 공백...군병원 열고 법적조치 만지작
  • 김태형 기자
  • 승인 2024.02.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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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1일 오전 인천의 한 대학병원 접수창구 앞이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1일 오전 인천의 한 대학병원 접수창구 앞이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건복지부가 21일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비율이 70%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국군병원 응급실을 개방하고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이날 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현장을 점검한 상위 병원 50곳과 자료를 제출받은 병원 50곳에 대한 점검 결과 전날 오후 10시 기준 전공의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주요 수련병원 100곳의 전공의 가운데 71.2%에 해당한다. 또한 소속 전공의 중 63.1%인 7813명은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8816명이 제출한 사직서는 전부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6112명 가운데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715명을 제외한 5397명의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할 경우 의료법 제66조에 따른 면허 자격정지 처분, 제88조에 따른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정부는 또 전공의 근무 중단에 대비하고자 대형병원은 응급·중증 환자 중심으로 진료체계를 전환하고, 경증과 비응급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종합병원으로 전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줄이면서 환자들도 신속하게 진료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다. 

또한 지방의료원,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 97곳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 진료도 실시하기로 했다. 국군병원 12곳의 응급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정부가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한 만큼 전공의들에 대한 무더기 고발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병원을 떠나지 말라는 진료유지명령과 함께 병원을 이탈한 경우 문자메시지 등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전달했다. 그래도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아직 레지던트 신분인 전공의들에게까지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경우 의사들 전체의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한덕수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에 있는 국립경찰병원을 방문했다. 그제 국립중앙의료원 방문에 이어 비상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증 환자는 대형병원이 아닌 정상 운영되는 일반 병원이나 의원을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7개 대학에서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은 1129명이다. 또 7개 대학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를 감행한 것으로 집계돼 단체행동에 참여한 대학은 최소 8개교에서 최대 14개교인 것으로 파악됐다.

thkim736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