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를 덮친 규모 7.6의 강진 당시 발생한 흔들림 정도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필적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가장 강한 진동이 있었던 이시카와현 시카(志賀) 지역에서 관측된 흔들림의 최대 가속도는 2826갈이었다. '갈'은 지진의 순간적 흔들림 정도를 나타내는 가속도 단위다.
시카 지역 흔들림 가속도는 지진 규모가 9.0에 달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미야기현 구리하라(栗原)시에서 측정된 2934갈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노토반도 강진과 마찬가지로 진도 7의 흔들림이 감지된 2004년 니가타현 지진 당시에는 흔들림 가속도가 1722갈이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닛케이는 "이번 지진은 진원 깊이가 16㎞로 1995년 한신대지진과 거의 같았다"며 진원 깊이가 상대적으로 얕았던 것이 흔들림 정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강진은 관련 기록이 남아 있는 1885년 이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규모가 큰 지진"이라며 2022년과 지난해에 연이어 일어난 대규모 지진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특히 작년 5월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보수하지 않은 가옥들이 잇따라 붕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또 대규모 화재가 일어난 와지마(輪島) 아침시장은 오래된 목조건물이 밀집해 불이 옮아 붙기 좋은 환경이었고, 소방 인력이 지진 탓에 진화에 사용할 물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전했다.
1일 강진 이후 노토반도에서 크고 작은 여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일어날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현지 언론 지적도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강진 이후 지진 활동은 폭 150㎞ 지역에서 활발해졌고, 앞으로도 넓은 범위에서 이어질 수 있다"며 "지하 암반에 걸린 힘의 균형이 변화해 활단층대가 자극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