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상생금융 실적 발목, 금리인하 분위기 내년 전망 '먹구름'
윤종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그룹을 이끌게 된 양종희 회장이 키를 쥔 지 얼마 안돼 금융지주사 중 연간 순이익 5조원 시대를 열며 순항에 나설 전망이다.
반면 올해초부터 우리금융그룹을 이끌게 된 임종룡 회장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한 역성장을 거둘 것으로 보여, 취임 당시 관치 논란에 이어 부실한 성적표에 체면을 구기게 됐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올해 당기순이익은 16조551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15조8506억원보다 7004억원(4.4%) 증가한 규모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4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7778억원이다.
이에 KB금융은 올해 5조4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4조4133억원)보다 6280억원(14.2%) 늘어난 수준으로, 금융그룹 첫 연간 순이익 5조원 시대 개막 타이틀은 물론 지난해 신한금융에 내준 '리딩금융'도 1년 만에 탈환하게 된다.
이어 신한금융은 4분기 9578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기준 1위다.
다만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4조6423억원)보다 972억원(2.1%) 늘어난 4조7395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하나금융 4분기 순이익은 73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3조7724억원으로 전년(3조6257억원)보다 1467억원(4.0%) 늘어난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4분기 487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른 올해 순이익은 2조9978억원이다. 이는 전년(3조1693억원)보다 1715억원(5.4%)감소한 수준으로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등으로 역대 성장세를 이어가던 금융지주 실적은 연말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근 발표한 2조원대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이 당장 순이익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 "2조원 규모 상생금융 방안이 올해 모두 반영된다면 순이익은 기존 추정치보다 5~8%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2조원은 올해 은행권 당기순이익 전망치의 10% 수준이다.
앞서 21일 은행권은 당국의 '이자장사' 압박에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차주 약 187만명에 1조6000억원(인당 평균 85만원) 이자 환급을 지원하는 상생금융안을 내놨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실제 한국금융연구원은 이자이익 정체, 대손비용 증가 등의 여파로 내년 국내은행 순이익이 감소를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국내은행 대손충당금 순전입액은 10조원으로 올해(7조8000억원) 대비 2조2000억원 증가하고, 내년 순이자마진은 올해(1.66%)보다 축소된 1.62% 수준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시중은행은 가산금리를 과도하게 부과하면서 역대급 이익을 남겼다"면서 "내년에는 미국 기준금리 0.25%포인트씩 최대 0.75%포인트 인하에 따라 우리나라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인하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점쳐지며 이에 은행 수익은 올해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