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산타랠리(크리스마스 전후 연말과 신년 초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현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증시 주변 자금이 크게 늘어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 밖의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기조가 확인되면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4일 기준 51조3328억원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거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자금을 넣어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찾아가지 않는 자금으로,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본다.
예탁금은 지난달 3일 44조원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연일 증가세를 기록하기 시작해 10월 4일(52조2467억원) 이후 처음으로 51조원을 넘어섰다.
MMF(머니마켓펀드) 역시 14일 기준 186조1300억원으로 조사된 가운데 개인 MMF 설정액 역시 14조9500억원으로 집계됐다.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 기업어음(CP) 등 단기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언제든 환매가 가능해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4일 기준 17조4582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한 달 새 가장 많았다.
이처럼 증시 대기성 자금이 크게 불어난 것은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3일(현지시각) 올해 마지막 FOMC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속에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4일까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S&P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는 6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런 증시 훈풍이 국내 증시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끼치며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 역시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국내 증시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간 국내 증시에서 다소 위축된 성장주들이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반등하고 증시 상승세를 주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