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CBDC '가시화'…은행 예금토큰 발행 추진
한국형 CBDC '가시화'…은행 예금토큰 발행 추진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1.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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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한은 CBDC 활용 세부 추진 계획…내년 말 발행 목표
(왼쪽부터)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아구스틴 카르스텐스(Agustin Carstens)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미래 통화 시스템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왼쪽부터)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아구스틴 카르스텐스(Agustin Carstens)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미래 통화 시스템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현재 전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중앙은행들은 프로그램 가능한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개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Agustín Carstens)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23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CBDC 활용성 테스트' 세부 추진 계획 세미나에서 "금융당국은 상업은행 예금을 디지털화하는 예금의 토큰화를 용이하게 해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CBDC는 실물 명목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다. 블록체인이나 분산원장기술 등을 이용해 전자적 형태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암호화폐와 유사하지만, 중앙은행이 보증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민간 암호화폐보다 안정성이 높다. 또 거래의 익명성을 제한할 수 있으며 정책 목적에 따라 이자 지급·보유한도 설정·이용시간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사무총장은 "정부는 가능한 한 많은 자산군의 토큰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또한 방대한 거버넌스와 법적 과제를 해결하고 적절한 제도도 마련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은 'CBDC 활용성 테스트' 세부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세 기관은 이번 테스트에 대해 '실거래 테스트'와 '가상환경에서의 기술 실험'으로 구분해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실거래 테스트는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 새로운 디지털 바우처 기능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테스트는 2024년 4분기 중 착수된다.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 등 테스트 주관기관이 유관기관 등과 협의 및 관련 법령에 대한 검토를 한 뒤 실거래 테스트 참가 은행이 함께 실시하는 시범 과제를 제시한다. 이에 더해 각 참여 은행이 자체 또는 공동으로 추진할 개별 과제(바우처 기능 관련)를 추가 제안하도록 할 예정이며, 이에 대한 실거래 테스트 실시 여부도 추후 검토할 방침이다.

이 실험은 크게 △발행의뢰기관 의뢰로 은행이 디지털 바우처 기능이 부여된 예금 토큰을 발행하고(발행) △이용자가 이를 이용해 사용처에서 물품 등을 구매한 후(유통) △사용처 앞 대금이 지급되는(지급) 단계로 구성될 예정이다. 

예금 토큰은 CBDC를 통해 최종 결제가 이뤄지는데, 이용자와 사용처의 주거래은행(전자지갑 발급처)과 무관하게 디지털 바우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 가상환경에서의 기술 실험은 새로운 형태의 자산 유통 실험과 이용자 대상 발행 실험, 금융기관 대상 발행 실험 등이 이뤄진다.

먼저 새로운 형태의 자산 유통 실험은 한국거래소 탄소배출권 시장 관련 분산원장 기술 모의실험과 연계해 실시된다. 이를 위해 지난달 30일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는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거래소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탄소배출권 거래 모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원활히 이뤄지는지에 대한 개념검증(PoC)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이용자 대상 발행 실험은 가상 발행업자가 토큰화된 자산을 일반인에게 공모 형태로 발행하는 경우 상정해 개념 검증을 실시된다.

또 금융기관 대상 발행 실험은 한국은행이 CBDC 시스템상에서 증권을 디지털 형태로 발행하고, 금융기관은 기관용 CBDC를 이용해 낙찰받은 증권 거래와 결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개념검증을 실시한다.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은 "실거래 테스트 참가 은행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3분기 말 이전 확정된다"며 "이들의 경우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예금토큰 발행이 허용되며 실험 참가자 모집과 관리, 이용자 지갑 개발. 이용 대금 지급 등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이용자는 내년 9~10월(잠정) 중 참가 은행을 통해 신청 접수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도 "이번 CBDC 활용성 테스트가 제한적으로 실시되는 테스트라는 점을 고려해 우선 참여자 수는 최대 10만명 이내로 제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