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민주당 조직문화 개선 시급"… 혁신계 "민주 도덕성 상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지난 19일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며 여성 비하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최 전 의원을 상대로 엄중 경고 조치했다. 하지만 발언을 둘러싼 당내외에서의 여진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조정식 사무총장은 최강욱 전 의원의 발언을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했다"며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알렸다.
강선우 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앞으로 국민에게 실망이나 상처를 줄 언행에 대해 각별히 유의하겠다"며 "(최 전 의원 발언과) 관련해서 마음을 무겁게 느꼈을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당은) 여러 가지 발언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거나 국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자중해야 한단 입장"이라고 부연헀다.
앞서 최강욱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민형배 의원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고 발언했다. 최 전 의원이 속했던 처럼회(문재인 정부 출신 초선 의원 모임) 소속인 민형배·김용민 의원을 비롯해 현장 참석자들은 해당 발언에 웃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확산됐다.
이같이 당 차원에서 논란에 대해 진화를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서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 김가영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암컷을 비하하는 말이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불렀다'고 한 최 전 의원의 해명에 대해 "최 전 의원은 논란에 대한 해명에서조차 '설친다'는 표현으로 여성의 행동을 차별적으로 보는 관점을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 전 의원은 지난 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검 촉구 농성 당시 김 여사를 상대로 유사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점을 거론하며 "누구를 상대로 했든, 발언의 목적이 무엇이든 여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최 전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 내 혐오 발언에 대한 자정 작용이나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의 작동이 이뤄지지 않는단 반증"이라며 "청년 비하 현수막에 여성 비하 발언까지 민주당의 당 내부 정치,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당내 혁신계를 표방하는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에도 계속된 최 전 의원의 막말과 현장에서 누구도 제지하지 못했던 의원들의 모습은 민주당의 도덕성 상실과 성인지 감수성의 후퇴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지금이라도 당 윤리심판원은 최강욱 의원 징계 재심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암컷’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전 의원으로서 엄중한 징계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막말 설화로 당의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을 이제는 막아야 한다"며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잘못을 솔직하고 빠르게 인정하고, 다시 되풀이하지 않는 당당한 민주당, 도덕적인 민주당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