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청년은 '주택', 중장년은 '사업' 관련 대출 늘어
코로나19 이후 청년은 '주택', 중장년은 '사업' 관련 대출 늘어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9.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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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장기 주담대 등의 경우 차주 상환능력 심사 강화해야"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은 주택과 관련해, 중년층 이상은 사업과 관련한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연체율은 청년층은 비교적 낮지만, 중년층 이상에서 연체 증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은은 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주택시장의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라19 이후 늘어난 가계부문 대출은 연령별로 차별화된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30대 이하 청년층에서는 주택 관련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난 반면, 40~50대 중장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은 개인사업자 대출 위주로 자금 조달이 늘었다.

실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1분기 6187만원 수준이었던 청년층 1인당 평균 가계대출액은 올해 2분기 7927만원으로 1740만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년층 가계대출은 9593만원에서 1억569만원으로 976만원 증가로 청년층보다 확대 폭이 작았고, 고령층은 8455만원에서 8607만원으로 152만원에 그쳐 사실상 코로나 이전과 이후에 차이가 없었다. 

이와 반대로 이 기간 개인사업자 대출에서는 청년층이 1인당 평균 490만원에서 812만원으로 322만원 늘었지만, 중장년층은 2102만원→3277만원(+1175만원), 고령층도 2411만원→3840만원(+1429만원)으로 대출 증가 폭이 컸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청년층은 전세자금대출 확대와 함께 대출 접근성 개선 및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으로 주담대를 활용한 실거주용 주택구입을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중년층은 고가주택 매입수요 등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했고, 장년층은 개인사업자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한은은 연령대별 증가한 가계대출 특성에 따른 연체율에 대해서는 청년층은 연체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취약차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고, 잠재취약차주도 늘어나는 추세로 분석했다.

또 장년층 중반 이후에 은퇴 등으로 소득 단절이 발생할 경우 연체율이 높아질 우려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고령층은 여타 연령층에 비해 1인당 개입사업자 대출 규모가 크고 자영업자 소득도 부진하면서 최근 자영업자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올해 2분기 기준 고령층 연체차주의 보유 대출 구성을 보면 비주택담보 및 건설업 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이 경우 경기회복 지연과 부동산시장 부진 발생 시 이들 부문에서 발생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이 가계대출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가계대출뿐 아니라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LTI(Loan to Income, 소득 대비 대출총액 비율)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고령층은 350%로 청년층 262%와 중장년층 301%보다 각각 88%포인트(p), 49%p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향후 청년층이 주택구입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인해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부채관리를 강화하고, 고령층 대출 확대 및 부실위험 억제를 위해서 비은행권 신용리스크 관리체계 정비,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강화 등과 함께 고령층 소득기반 확충 등 지원책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DSR 적용 대상 대출 확대로 장기 주담대 등의 경우 차주 상환능력 심사 강화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가계대출 의존도 하향화 △ 분활상환 대출 비중 확대와 일시상환 방식의 기존대출도 일부 원금 상환 유도 △취약부문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강화 △고령층의 경우 역모기지 확대 등을 통한 노후자금 조달 여력 확대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규제 기반 마련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은은 금융정책 외에도 고령층의 소득보전을 위해서는 연금제도 등 사회경제적 차원의 근본적 대책에 대한 논의도 활성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