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현대카드를 제외한 카드사 실적은 모두 뒷걸음질 쳤다. 특히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우리카드, BC카드 등 하위 카드사 부진이 심화됐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확충 등이 발목을 잡은 영향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5억원(12.8%) 감소했다.
업황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크게 증가한데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손충당금 규모도 확대된 까닭이다.
이에 신한·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두 자릿수 하락하며 역성장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 상반기 순이익은 3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21.5% 줄어든 19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72.7% 급증한 306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4월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된 수치인데, 이를 제외하면 상반기 순이익은 10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1%나 급감했다.
우리카드(819억원), 하나카드(726억원)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38.7%, 38.8% 쪼그라들었다.
특히 BC카드(306억원)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6% 급감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이같은 실적 부진에 그나마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삼성카드는 29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에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전년 대비 1.0% 상승한 157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카드사 중 유일하게 성장했다.
지난 3월 국내 공식 출범한 애플사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효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5월말 현대카드 개인 회원 수는 1173만4000명으로 신한카드(1429만6000명), 삼성카드(1272만8000명)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현대카드 이용자 중 애플페이를 1회 이상 이용한 회원 비중도 71%를 넘어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등 하반기라고 해서 경영환경이 크게 개선될 이슈는 없다"면서 "3분기 안에 발표될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 수익성 발굴을 위해서는 금산분리 완화, 겸업 업무 활성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