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은 ‘포스트차이나’로 떠오른 베트남에서 시장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부터 24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장이 경제사절단에 합류한다. 은행장의 현지 직접 방문은 의미가 크다. 사정을 직접 살피는 만큼 발 빠른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은행의 베트남 공략 현황과 예측할 수 있는 미래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 순방과 관련해 정부 공식 일정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지에 진출한 호찌민과 하노이 두 지점 임직원과 만나 현지 영업에 대한 격려와 함께 앞으로 베트남 시장공략 강화를 위한 소통에 집중할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베트남에는 현재 50여개에 달하는 은행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한국처럼 금산분리 규제가 엄격하지 않아 상업은행 4개, 민영은행 31개 등 로컬은행이 영업 중이고, 외국계 은행 지점과 사무소 등을 더하면 50여개 은행이 시장 개척에 한창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정부가 추진했던 신남방 정책에 발맞춰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했다. 앞서 2011년 문을 연 호찌민지점은 기업금융 기반을 높이기 위해 자본금을 확충하는 등 공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들 두 곳 지점은 한국계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심으로 마케팅을 통한 우량기업 대출 영업에 매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현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자금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또 신규 이용자 발굴과 외환 거래 활성화를 통한 비이자 수익 증대와 최근에는 소매 금융 취급을 통한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지난해 1분기 29억원 수준이었던 베트남 지역 국민은행 현지 지점 영업 이익은 올해 1분기 101억원으로 4배 가깝게 급증했다.
특히 지난 1월 이재근 은행장이 올해 핵심 경영 목표를 ‘글로벌’에 초점을 맞추고, 디지털 혁신 전략을 통해 은행 전체 수익의 30%를 해외 사업에서 거두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행장은 이번 경제사절단 방문 기간 중 동행한 글로벌 부문 실무직원들과 함께 호찌민과 하노이 지점 두 곳을 방문한다.
국민은행은 해외지점 및 법인에 대해 디지털뱅킹을 통한 개인금융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인 만큼, 이와 관련한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는 세계경제 둔화 속에서 연말까지 성장 목표 6.5% 달성을 위해 공공 투자 지출 확대, 소비 회복 및 소득 증대, 산업생산 및 수출증가를 위한 정부와 민간 부문 노력을 독려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은 경제, 기업, 국민 어려움을 해소하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하한 만큼 시장 상황은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베트남 지역 영업 이익이 1년 새 급증했고, 시장 전망도 밝아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이 행장 방문 의미를 강조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