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조대와 광해군대에 문인이자 의병으로 활동했던 제호(霽湖) 양경우(梁慶遇)의 시화집과 기행기가 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전북대 이월영교수(국어국문학과)에 의해 우리말로 옮겨져 출간됐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두 고서(古書)는 시화집의 백미로 평가받는 '제호시화(霽湖詩話)'와 지리산 기행문이라고 할 수 있는 '두류산 기행기(頭流山紀行記)' 이다.
이중 '제호시화'는 시화집으로서의 전형적 특성과 고유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고, 당시 양경우가 직접 경험한 역사적 사실들을 생생하게 담고 있어 문학적 가치는 물론 사료로서의 가치 또한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조선 광해조 시대 사대부들의 권력 지향성, 그리고 저자인 양경우가 선비로서 어떠한 시대의식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엿볼 수 있어 고문서로서의 가치가 크다.
지리산 기행기인 '두류산 기행기'역시 양경우가 광해 10년인 1618년 장성 군수로 있으면서 지리산 일대를 유람하고 쓴 기행문 형식의 기록으로서, 주변 사찰과 민속자료에 대한 생생한 정보 등 당시의 사회문화적 풍경을 담고 있어서 연구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흥미롭게 읽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원양씨충장공파 종중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전라북도의회 양해석의원은 “제호 양경우 선생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이끄셨고 홍문관 교리에 이어 봉상시 첨정의 관직을 맡으셨으며, 말년에는 낙향하여 학문에 전념한 분이셨다”면서“그간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종중 선조들의 업적이 우리말로 옮겨져 출간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완성도 있는 번역에 수고를 아끼시지 않은 이월령 교수님께도 문중을 대표하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남원시 주생면 상동리에는 양경우와 부친 양대박의 충의(忠義)를 기리기 위해 정조 20년인 1786년에 세워진 부자충의지문(父子忠義之門)이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70로 지정되어 남아 있다.
[신아일보] 남원/송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