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 저가 처분 꺼리는 심리…새집 가격 상승 기대도 작아
집값 하락기와 맞물려 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율이 6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기존 주택을 낮은 가격에 팔지 않으려는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입주 후 새집의 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대도 작은 상황이다.
18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4.6%로 집계됐다. 전월 입주율 63.6% 대비 1.3%p 높은 수준이다.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상승했지만 수도권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지방 입주율 62.7%로 전월 대비 2.3%p 오른 반면 수도권 입주율은 73.6%로 전월과 비교해 3.6%p 내렸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은 2017년 4월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다.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 입주율 움직임도 차이를 보인다. 지난달 서울권과 인천·경기권 아파트 입주율은 전월 대비 각각 3.5%p씩 하락했다. 반면 강원권과 대전·충청권, 광주·전라권, 대구·부산·경상권, 제주권 아파트 입주율은 전월과 비교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을 낮은 가격에 팔지 않으려는 심리가 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를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입주 후 새 아파트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으로 기존 주택 매각과 입주를 주저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입주를 하려면 기존 집을 팔거나 전세를 줘야 하는데 가격 하락기에 기존 주택을 낮은 가격에 팔고 싶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하락기에 투자자도 피(웃돈 또는 프리미엄)를 붙여 팔 수 없는 상황이고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희순 주산연 연구위원은 "입주 후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시각으로 입주를 주저하고 있다"며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굳이 대출을 끼고 입주하지 않으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 입주를 위한 대출 등 자금 조달 여건이 더욱 개선돼야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김인만 소장은 "기존 주택을 매각하지 못하는 사람 외에 자금 확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는 만큼 결국 금리가 더 내려가야 할 것"이라며 "대출에 대한 여건이 더 개선된다면 입주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