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대신 돈 더 쓰며 공무원 투입 동의할 수 없어... “원점 검토하라”
서울 강서구의회 홍재희 의원은 17일 열린 제296회 임시회에서 ‘안심등교 기동반’ 사업의 불법 예산집행과 불공정 인사 지적에 대한 김태우 강서구청장의 답변이 미비했다고 비판하며, 6월 행정사무감사 전까지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 구청장은 강서구의회 본회의장에 출석해 지난 14일 홍 의원이 지적한 ‘안심등교 기동반’ 사업의 문제성에 대해 답변했다.
이에 홍 의원은 “지적했던 4개 사안 중 단 2개만 답변했고, 그 2개마저도 설명이 부족하다”며 김 구청장의 답변에 이어 보충질문을 진행했다.
앞서 김 구청장은 “예산 집행 과정에서 일부 소액 미비한 점이 있었다”며 의회의 승인 없이 예산을 불법 전용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금액이 크지 않다”며 잘못을 축소하고자 시도했다.
이에 홍 의원은 “금액이 적으면 예산이 불법적으로 전용되어도 문제없다는 말씀이냐”며 예산 전용의 불법성은 금액의 많고 적음과 상관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홍 의원은 노인과 공무원의 효율성을 비교하는 김 구청장의 답변에 대해 “시대에 역행하는 아주 뒤떨어진 발상”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김 구청장은 “(은나래순찰대 어르신은) 연세가 고령이기 때문에 좀 더 젊은 공무원이 미비한 민첩성을 보완할 수 있다”며 답변했다.
이에 홍 의원은 “강서구의 모든 어르신 일자리 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구청장이 “잘한 사람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칭찬해야 진보”라며 봉사활동에 따른 ‘희망부서 전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한 답변에 대해서도 홍 의원은 반대하고 나섰다.
“구청장의 임면권은 법령과 조례·규칙이 정하는 바를 위반할 수 없다”며 “아무리 창의적인 전보 방법이라도 ‘지방공무원 임용령’ 에서 정한 원칙에 어긋나는 전보 임용이라면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등굣길 지도 이후 발생하는 업무 공백에 대해서도 김 구청장은 “한두 시간이 아니라 일이십 분 늦는 점에 주변 공무원이 도와주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홍 의원은 “행정은 명확한 원칙과 기준이 생명이고 그러한 기준이 없는 경우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구민”이라며 “타협의 대상조차도 아닌 공직자의 업무 공백 자체가 문제”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진 안전교통국장의 구정질문 답변 시간에도 ‘안심등교 기동반’ 사업에 관한 질문은 계속됐다.
최동철 강서구의장 역시 “이미 학교의 녹색어머니회나 강서경찰서에 협조요청을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안심등교 기동반’ 사업에 의문을 제기했다.
끝으로 홍 의원은 “6월 행정사무감사 전까지 납득할 만한 답안을 제시하라”며 김 구청장에게 통보했다.
홍 의원은 “이번 보충질문을 통해 강서구의 어설픈 행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안심등교 기동반’ 업무가 공무라면 자원하는 공무원만 투입될 것이 아니라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야 할 것이고, 봉사활동이라면 인센티브 없이 선의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구청장은 둘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이번 질문의 의의를 평가했다.
홍 의원은 지난 14일 제2차 본회의 구정질문에서 ‘안심등교 기동반’ 사업의 불법·부당성을 지적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