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부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선제적 조치의 일환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한편 금리인상 여파에 따른 실적 악화 현실화, 부동산PF 유동성이 열악해지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내실을 다지기 위해 대표 교체 카드를 꺼내든 증권사도 있으며, IB(기업금융)본부를 확대 개편해 내실을 다졌다. 일부에서는 자회사 네트워크를 통해 증권업 영역에서 경쟁력 확보에 돌입했다.
아울러 대형 증권사들은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로 촉발된 중소형 증권사의 자금시장 경색을 위해 제2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조성에도 힘을 모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연일 금융권을 향한 비판, 지적 등 눈총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단지자금시장 경색이 국내 금융권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 원장은 국내 금융권의 배당 문제까지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말 금감원 임원회의를 통해 “그간 부동산PF와 단기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증권사의 경우 임직원들의 성과급 지급, 현금 배당 등에서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향후 시장 상황과 리스크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성과보수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 “증권사의 부동산PF 관련 성과보상 체계의 적정성을 검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증권사들은 속속 배당계획을 내놓고 있다. 몇몇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만 지주사 호실적을 앞세워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배당 계획을 내놨을 뿐, 대부분 배당률은 전년에 비해 낮아졌다.
실제 삼성증권의 시가배당률의 경우 전년 대비 2.90%포인트(p) 하락한 4.8%로 집계됐으며,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보다 5.0%p 낮춘 1.8%를 책정했다. 교보증권도 2.21%p 낮춘 3.5%로 결정했다.
아직 배당계획을 내놓지 않은 증권사들의 사정도 이들 증권사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장 기업의 배당은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꼽힌다. 통상 성과보상 체계는 상장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항이다. 특히 증권주의 경우 대표적인 배당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국내 은행장들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과 면담에 나서며 현업 파악에 나섰지만, 기업 고유의 영억인 대표, 이사회, 수입 등과 관련해 비판 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업무 등의 수행을 통해 건전한 신용질서,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해 국민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