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비대면 계좌 개설 이용자들에 더 높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국내 상위 증권사 10곳 중 6곳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비대면과 대면 계좌 개설 이용자를 구분해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메리츠·키움·대신증권 등 4곳만 비대면과 대면 계좌 개설 이용자에게 동일한 이자율을 일괄 적용한 반면 나머지 6곳은 차등 적용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면 계좌 개설 이용자에 신용공여 기간에 따라 연 4.9%부터 연 9.8%까지 이자율을 적용한 반면, 비대면 계좌 개설 이용자에 이용 기관과 무관한 연 9.8%를 적용했다. 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도 동일한 이용 기간과 이용자 등급이라도 비대면 계좌 개설 이용자는 최대 2.1%포인트(p) 더 높은 이자율이 적용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투협의 공시가 개인 투자자들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 금투협은 전자공시서비스를 통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각 사별로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하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공시 기준을 세우지 않은 상황에서 각 증권사 공시 담당자들이 직접 시스템에 등록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대면 계좌 개설 이용자의 이자율만 앞세워놓은 실정이다.
실제 비대면 계좌 이용자의 이자율은 각 증권사가 첨부한 서류를 확인해야 알 수 있다.
증권사들은 업무 원가의 차이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차등 적용의 근거로 들고 있다.
통상 이자율은 기준금리, 업무 원가, 리스크 프리미엄 등 제반 비용이 반영된 ‘가산금리’가 합쳐져 산출된다. 비대면 계좌의 경우 △시스템 개발 △관리비용 등이 더 투입돼 업무 원가가 더 높다는 주장이다.
한편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16조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 14일 기준 17조1870억원까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