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디노랩 지원에 사업화 속도 붙어
은행과 보험, 카드가 즐비한 금융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혁신금융 스타트업이 눈길을 끈다. 이들은 ‘금융 디지털 전환’을 촉매로 등장하며 시장으로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패기와 열정으로 혁신금융에 도전한 젊은 CEO(최고경영자)를 만났다. <편집자 주>
“어쩔 수 없이 (연금보험을) 해지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을 때 (계약자가) 매매를 통하면 해약할 때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저희 서비스의 본질입니다.”
이남수 인슈딜 대표는 “인슈딜을 통해 계약자가 가진 연금보험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12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국내 23개 생명보험사의 해지 환급 건수는 293만323건에 달한다. 이에 따른 해지환급금은 17조7327억원 수준이다.
보험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사업비를 뺀 금액을 돌려받아 계약자는 손해를 보기 일쑤다.
여기에 중도 해지 뒤 다시 보험 가입을 하려 해도 보험사로부터 재가입을 거절당할 가능성도 우려가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당장 보험료 납입이 어렵더라도 해지보다는 납입유예나 감액 환납 등 제도를 활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보험료 납입이 어렵다면 해지 대신 보험을 파는 게 이득이다.
정확히 말하면 계약자를 변경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보험과 관련해 계약자가 납입한 금액과 기간 등에 대한 권리를 모두 양수인이 갖게 된다.
대신 양도인(계약자)은 해지환급금에 남은 보험 기간에 따른 프리미엄을 더한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또 보험사로서는 해지환급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 만큼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보험 계약 양도에 대해 소비자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잔존 프리미엄도 가늠하기 어려워 시장에서는 보험 양도는 유명무실한 수준이다.
인슈딜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플랫폼이다. 인슈딜은 ‘최초로 연금보험에 대한 매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을 거듭한다는 방침이다.
인슈딜은 소비자가 보유한 보험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리는 한편, 해지 시 환급금보다 얼마나 더 많은 금액(프리미엄)을 받고 권리를 넘길 수 있는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한 계산으로 산정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액면가를 돌려받을 수 있는 채권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인슈딜은 또 소비자가 갖고 있는 연금보험의 가치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총 잔여납입금과 연금개시전 적립금, 연금수령액, 연금 개시 전 투자금 총액을 물론 연금 총수령액과 투자금 대비 수익률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계약 내용과 절세혜택 정보도 받을 수 있다.
인슈딜은 우리금융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디노랩을 통해 더욱 높게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금융사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 자체가 이들에 대한 신뢰도 제고는 물론 우리금융과의 협업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남수 대표는 “규제가 심한 시장에 도전할 때는 하나의 스타트업의 체격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디노랩과 같은 프로그램이 제도권과 밀접하게 연관된 새로운 스타트업에 적지 않은 조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