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산타랠리' 기대 어렵다…외국인 투자자 1조 순매도
연말 '산타랠리' 기대 어렵다…외국인 투자자 1조 순매도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12.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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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거래일 간 반도체 위주 매도세…시장 긴축에 투자심리 위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1조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도체 종목 위주로 매도세가 강했는데, 팔린 종목은 이에 따른 여파로 주가가 크게 내려앉았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9599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49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도 6203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1조514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업황 악화로 실적 악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반도체 업종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종목별로 SK하이닉스 주식은 외국인이 3816억원 팔아치우며 수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2448억원 순매도를 이었다. 이밖에 △LG이노텍(663억원) △크래프톤(624억원) △LG전자(424억원) △SK이노베이션(382억원) △NAVER(네이버, 375억원) △아모레G(360억원) △KT&G(346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외국인이 매도한 종목은 이달 들어서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말(종가 기준) 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7일 7만8900원에 장을 종료했다. 전월 말과 비교해 7.17% 내린 수치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5.30% 하락한 5만89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밖에 △LG이노텍 28만6000원(7.89%↓) △크래프톤 17만8500원(21.3%↓) △SK이노베이션 16만4500원(8.1%) 등도 하락했다.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부르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연준은 금리를 빠르게 올렸다”며 “다만 금리인상 결과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국자들이 금리인상을 늦추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 속도 조절 시기는 12월 회의에서 바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면서 시장에서 긴축에 대한 우려가 재확산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에 국내 주식 시장 참여자들은 외국인 이탈로 연말 증시 상승세를 의미하는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0~11월 이후 글로벌 증시는 가장 강한 반등을 나타냈지만 최근 국내 증시는 8월 고점(2533pt) 회복에 못 미친 후 반락했다”며 “연말까지 새로운 강세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급락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