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올해 연말부터 줄줄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이들의 연임 여부는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CEO의 임기 중 실적과 성과를 되돌아보고, 연임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4연임은 순탄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다 가입자 수도 2000만명을 확보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난 2017년부터 5년째 은행은 이끌어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 체제로 출발했다. 이 대표가 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윤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담당하는 분업 구조다. 카카오뱅크는 이 체제를 2019년 한 차례 더 연장했다.
이후 카카오뱅크는 이 대표가 2020년 1월 정치권에 도전하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윤호영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윤 대표는 이듬해 연임에 또 한 번 성공하며 현재 세 번째 임기를 채우는 중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설립과 출범을 이끈 주역이다. 2014년 다음·카카오 합병이 이뤄진 당시 다음의 경영지원부문장이었던 윤 대표는 모바일은행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처음에는 윤 대표 혼자 구성된 ‘1인 태스크포스(TF)’에 불과했다. 그러나 김범수 당시 카카오 의장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다수의 기획자·개발자를 받아 팀을 꾸렸다. 이후 카카오 모바일뱅크 TFT 부사장을 맡으면서 카카오뱅크의 설립을 추진했다.
윤 대표의 지휘 아래 카카오뱅크는 2015년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2017년 4월 은행업 본인가, 그해 7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는 윤 대표의 4연임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사업 범위도 확장하는 등 성장 동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787억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51.3% 증가한 규모다. 영업수익 4118억원,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48.5%, 46.9% 불어났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2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6% 성장했다. 누적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48.3%, 30.4% 증가한 1조1211억원, 267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8일 출범 5년 만에 가입자 수 2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달 기준 경제활동인구 2911만명 대비 69% 수준이다. 열에 일곱은 카카오뱅크 이용자인 셈이다.
윤 대표는 지속적인 사업영업 확장을 통해 성장 동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초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내달에는 국내 주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연동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또 마이데이터 본허가 획득과 서비스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 대표가 은행 설립부터 현재까지 비교적 오랜 기간 대표로 있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하지만 윤 대표가 단독으로 은행 지휘봉을 잡은 것은 2020년부터인 만큼 연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주가 폭락은 윤 대표에게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달 28일 최저가 1만5800원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2만5000원대까지 회복했지만,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가 9만44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설립부터 출범, 현재까지 은행을 잘 이끌어 왔다”며 “그동안 보여준 실적과 성과를 봤을 때 연임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