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이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과 이유에 대해 여러 말들이 오갔다.
기업 관계자들은 글로벌 기업의 성장 배경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꼽았다. 우리도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유망한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하려다 보니 불황을 이겨낸 곳이 없어 안타깝다는 말이 이어졌다.
이를 두고 정부 관계자는 조기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망 중소기업이 쓰러지기 전에 선제적인 투자를 해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폐쇄적인 기업 생태계를 지적하는 가시 돋친 말도 입 밖으로 쏟아졌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금융은 하나의 산업으로 지목됐다. 정부의 말마따나 금융도 하나의 산업인 만큼 대내외 환경에 대비해 경쟁력을 키워야하는 시대가 왔다.
금융사도 유망 중소기업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나갈 수 있다.
하지만 금융 산업은 여전히 규제에 가로막혀 있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구시대적인 지적은 여전하다.
정부 규제정보포털에 따르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규제는 1200건에 육박한다. 같은 맥락으로 보험업법은 380건, 은행법은 286건, 여신전문금융업법은 206건으로 나타났다.
핀테크 혁신금융 관련 전자금융거래법 규제도 164건으로 집계됐다.
다행히도 금융당국은 금융사를 상대로 대대적인 규제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당장 금산분리가 시급한 시점이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 소유와 지배하는 걸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금융사의 경우, 비금융회사 주식을 일정비율 초과해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셈이다. 이는 금융사의 비금융업 영위를 가로막는 걸림돌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여러 방안을 내놨다.
우선 허용할 수 있는 사업을 나열한 포지티브 방식이다. 핵심은 자회사 출자 가능한 업종을 나열하되 신규 업종과 사회적 기여 업종 등을 추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부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를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도 제기됐다. 이렇게 되면 금융사로서는 안 되는 사업을 제외하고 모든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다만 금융당국은 자회사 출자 한도 등을 설정해 금융사를 통제해야 한다. 다만 네거티브 방식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만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방안을 아우르는 규제 방식도 나왔다. 자회사 출자 등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면서도 부수업무 규제 등은 포지티브 방식을 따른다는 게 골자다. 이 또한 네거티브 전환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우려해 금산분리 틀은 유지하면서도 금융사 규제 개선은 금융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를 적절히 대입할 수 있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선 산업 간 다양한 ‘합종연횡’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금융 산업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해야 해외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금융 산업의 쇠퇴를 두고 미래 경쟁력을 뒤늦게 살펴본들 무의미하다. 금융당국은 금융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적절한 진흥과 규제에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