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세대의 경제적 고통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15~29세)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조사됐다. 이어 △60대 16.1 △30대 14.4 △50대 13.4 △40대 11.5 순으로 집계됐다.
체감경제고통지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오쿤(Arthur Okun)이 국민의 경제적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지수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해 산출한다.
청년세대의 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았던 건 얼어붙은 취업시장이 한 몫 했다. 상반기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다. 지난 2019년(22.9%)에 비해선 낮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이어 60대(11.3%), 30대(9.5%), 50대(8.7%), 40대(7.9%) 순으로 분석됐다.
청년 취업난의 주요원인으론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꼽힌다. 선호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7~2020년 배출된 대졸자는 223만4000명인 반면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만4000개다. 대졸자 규모의 57% 수준이다.
청년층은 물가상승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3분기 물가상승은 청년 지출 비중 높은 ‘교통’(11.7%), ‘음식‧숙박’(7.3%), ‘식료품’(5.9%) 등에 집중됐다.
전경련은 “올해 청년들이 소비를 많이 하는 부문에 물가 상승이 집중되면서 취업 준비 중이거나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이 생활비 상승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되는 청년 취업난에 급격한 물가상승까지 더해져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유연성 확보 등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도 불안정해졌다. 지난 4년간 청년층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2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 수준이었다. 청년층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7년 24.2%에서 2020년 32.5%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29.2%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